“4대강 보(洑)를 해체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진다.” 일부 농민단체의 주장이다. 과연 사실일까. 언뜻 보면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농업용수 공급에서 핵심인 저수지를 간과하고 있다. 겨울 가뭄이 심각했는데도 올해 저수지에 저장된 농업용수는 3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내린 비 덕분이다. 보를 허물더라도 올해 농사에서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기준으로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88.4%에 이른다고 13일 밝혔다. 저수율은 저수지에 물이 차 있는 비율이다. 30년 평균치인 평년 저수율(74.9%)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다. 농번기인 4~5월 직전에 평균치가 80%를 넘어서기는 최근 30년 사이 처음이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수량이 부족한 지역을 찾기 힘들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저수량은 80~96% 사이를 오간다. 제주도 저수율은 69.0%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평년(59.8%)보다 10% 포인트가량 높다.

극심한 겨울 가뭄을 겪었는데도 농업용수를 풍족하게 확보한 배경에는 지난해 내린 비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48.6㎜로 평년(84.1㎜)의 57.7%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번기가 끝나 농업용수를 쓰지 않았던 지난해 10~12월을 보면 사정이 다르다. 평년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저수지를 채웠다. 특히 지난해 10월 강우량은 164.2㎜로 평년(50.2㎜)보다 세 배 이상 물을 비축할 수 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역별로 골고루 비가 내려 특정 지역의 농업용수 부족 현상을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해체 수순을 밟는 금강의 세종·공주보 주변도 걱정 없다. 보가 위치한 충남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96.5%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금강 물줄기가 가로지르는 전북의 저수율 역시 88.9%로 상위권에 속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우 전망도 평년 수준으로 예상돼 영농기 물 부족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