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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가 마을 기반으로 육아·보육 넘어 경제공동체 역할을”

<3부> 교회는 바란다 ⑤·끝 목회자·신학자 대담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왼쪽)와 박홍래 안산 밀알침례교회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사회를 위협하는 저출산은 단시간에 풀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출산을 결심하고 다음세대를 믿음 안에서 양육하겠다는 크리스천의 다짐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교회 역시 애를 맡길 곳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젊은 세대에게 친정엄마처럼 버팀목이 돼주는 일을 특별한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8월부터 교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저출산을 극복하려는 시도들을 발굴해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기획으로 보도했다. 8개월간의 기획연재를 마무리하며 마을목회 전문가인 박홍래 경기도 안산 밀알침례교회 목사와 ‘적당맘 재능맘’의 저자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좌담을 나눴다.

대담 참석자
박홍래 안산 밀알침례교회 목사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


-8개월 동안 매주 목요일 저출산 문제의 원인과 해법, 교회와 지자체의 극복 노력을 보도해왔다.

박홍래 목사=저출산 극복이란 단일 토픽으로 다양한 세부 이슈를 끄집어냈다. 많은 교회와 목회의 현장을 소개해 희망을 줬다.

백소영 교수=2009년 ‘엄마되기, 아프거나 미치거나’ 책을 냈을 때만 해도 외로웠다. 당시만 해도 교회 안에서 출산과 보육 등 엄마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기 어려웠다. 기사를 읽으며 위로가 됐다. 교회가 중심이 되어 사회적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점을 부각해줘 감사하다.

-백 교수는 최근 펴낸 책에서 4세대 엄마론을 이야기했다. 1~4세대 모델을 설명해 달라.

백 교수=1세대는 가톨릭 본위다. 대가족이고 위계가 강조된 가족 형태다. 2세대는 프로테스탄트 모델로 시민계급 등장과 함께 핵가족이 본격화됐다. 아빠는 밖에서 일하고 엄마는 전업주부인 형태다. 교회 부흥과 여전도회 헌신도 이때 가능했다. 3세대는 후기근대사회로 아빠는 일 때문에 퇴근을 못 하고, 엄마는 모성이 전문화돼 자식을 업적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견줘보면 이해가 쉽다. 자녀를 기획물로 여긴다. 4세대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 핵가족을 넘어 공동체가 복원되는 형태다. 교회가 친정엄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재능있는 엄마들이 공동육아 품앗이에 나선다. 자녀를 기획하는 게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기억하고 기대하고 기다리고 기도하는 형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점이다.

-교회가 보육의 중심에 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박 목사=목사는 복음을 전하는 게 우선적인 관심이다. 요즘 직접 전도는 쉽지 않다. 그래서 복음의 관점을 바꿔보려 하는 거다. 당장 교회에 나오지 않더라도 일단 ‘마을을 교회 삼아, 주민을 교우 삼아’로 생각해보자. 중소 도시에선 서민일수록 맞벌이가 필수다. 둘이 벌지 않으면 생활비 감당이 안 된다. 아이들이 방치될 수밖에 없다. 그 아이들을 교회가 돌보는 것이다. 0~7세 미취학 아동은 어린이집에서, 초등학생은 방과후 지역아동센터에서 보살핀다. 주말엔 초·중·고생의 직업체험 활동을 돕는다. 지역민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춰 교회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결국 복음 전파이고 선교이다.

보육과 육아뿐만이 아니다. 교회가 경제공동체로 될 수도 있다. 성도들이 교회에 나와 헌신하고 봉사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어린이집에 정규직 11명, 지역아동센터에 풀타임 3명과 파트타임 10명 등을 고용하고 있다. 집 근처 교회에 일자리까지 생기니 교회에 무슨 일이 생기면 기꺼이 동참한다. 교회가 육아와 보육에서 시작해 경제공동체로 자리를 넓혀나가는 것, 고백적 신앙뿐만이 아니라 성도들의 삶 속에서 필요를 채우는 실천까지 하는 것, 그게 교회의 ‘새로운 표현(Fresh Expression)’이라고 본다.

백 교수=종교개혁으로 탄생한 개신교가 온전한 공동체였던 초대교회로 돌아가려는 운동으로도 볼 수 있다. 모이기를 힘쓰고 애찬을 함께 나눴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회복해 경제적 고민을 나누며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국가나 지자체가 하기 어려운 일을 교회는 할 수 있다.

백 교수=국가는 지역의 문제를 처리하기엔 너무 크고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기엔 너무 작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데 교회는 이런 게 가능하다. 국경을 뛰어넘는 초국가적 네트워크인 동시에 마을마다 들어가 있다. 풀뿌리 자치가 가능한 게 교회다.

박 목사=주의할 점은 교회가 주민들을 위해 미리 준비한 뒤 초대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가 주민들과 함께하는 장을 만든다고 생각해야 한다. 교회에 청소년도서관을 만들 경우 ‘책을 채웠으니 와서 읽어라’는 식으로 해선 안 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동네 초·중·고생을 모아놓고 어떤 공간에 어떤 책을 원하는지 회의하고 운영위원 선정과 규약 마련도 스스로 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아도 성공한다. 공간과 재정만 지원하면 된다. 콘텐츠는 스스로 채우게 해야 한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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