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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에서] 차량·주차공간 공유 확산돼야

승차공유 포함해 공유경제 활성화에 정부와 지자체·공기업의 선도적 노력 절실


승차 공유(카풀) 문제가 다시 갈등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안이 지난 7일 만들어졌지만 현재 모빌리티 업계나 택시 업계 모두 이에 반발하기 때문이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안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평일 오전·오후 2시간씩(오전 7~9시, 오후 6~8시) 제한적인 카풀 허용이다. 모빌리티 업계와 이용자들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의 1항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보다 더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용시간 제한으로 카풀 의미가 사라졌고, 이용자 편익은 물론 카풀 업체들의 생존마저 무시한 합의라는 것이다. 전국 최대 조직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도 여전히 “불법 자가용 카풀 영업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이 극적으로 이뤄져 민간의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요소들이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승차 공유는 공유경제의 다양한 서비스 분야 중 하나다. 공유경제 개념은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의 충격 이후 생겼다.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방식’이다. 더 쉽게는 ‘자신이 가진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 또는 소유권을 이전해 소득을 얻는 경제활동’이다. 유휴자원은 물건뿐 아니라 시간, 노동, 돈, 공간, 재능, 경험 등 끝없다. 기업 수익이 사회적 기여로 연결되고 유휴자원의 수입원화, 비용 절감, 환경 문제 개선 등 긍정적인 면이 크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이런 서비스들이 신성장산업이 돼가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선 아직 낯선 상태로 파열음을 내는 수준에 머무르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은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에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정착시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안전부가 11일 발표한 ‘2019년 업무계획’은 긍정적이다.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공공정보, 데이터, 자원 등의 개방으로 공유경제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입장이다. 지도를 기반으로 공공시설과 자원을 검색해 실시간으로 예약·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이를 뒷받침하는 ‘공유자원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 등을 밝혔다. ‘행복 카셰어(Car-Share)’ 서비스는 주목할 만한 사례다.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해 호평받고 있어 이를 전국적 보편적 서비스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소유’가 아닌 잠시 빌려 ‘사용’하는 개념의 확립과 확산이 절실하다.

차량 공유와 함께 주차공간 공유도 활성화돼야 한다. 도시 주차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전국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288만여대로 인구 2.3명당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좁은 국토에서 주차난과 이로 인한 분쟁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심지어 저렴한 가격에 주차를 보장받는 거주자우선주차구획 이용권을 이사가면서 반납하지 않고 제멋대로 팔아넘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방법은 주차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주택과 건물을 짓도록 규정하는 것이겠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모두의주차장’ 등 주차공간 공유 앱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유경제 시대에 걸맞게 주차공간 공유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법과 조례 등을 만들어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도시의 주차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환경적 비용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차량 이용과 주차공간 이용의 공유가 확산될 경우 공유경제 효과는 보다 확실하게 체감될 수 있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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