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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와 이웃 섬김의 ‘원더랜드’… 교회이자 복지관 역할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기치… 서울 본교회 조영진 목사

본교회는 지역의 독거 어른신들을 위해 2009년부터 ‘지역사랑도시락’ 사역을 하고 있다. 배달 전 갓 지은 밥과 반찬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본교회 제공

‘이곳은 교회인가 복지관인가.’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본교회(조영진 목사)의 사역을 접하며 떠올린 생각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윤성원 목사) 소속인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란 기치 아래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위주의 목회를 펼치고 있다. 연령별로 나뉜 10개 교회학교 각각의 공간을 교회 내에 별도로 마련했고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센터, 어린이 도서관 등을 설치했다.

지역사회 섬김에도 열심이다. 독거 어르신에게 평일 오전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전달하는 ‘지역사랑도시락’과 인근 10개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지역고교장학금’, 매년 겨울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난방유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조영진(61) 목사를 지난 15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조영진 목사가 지난 17일 교회 1층 키즈카페에서 교회학교 어린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다음세대와 어르신 섬기는 교회

교회의 이전 명칭은 ‘돈암동성결교회’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순교한 고 박봉진 목사의 사모 신인숙 전도사가 1946년 자택에서 개척했다. 60여년간 설립 당시 이름을 쓰던 교회는 2007년 교회 신축과 동시에 지금 이름으로 변경했다. ‘초대교회처럼 교회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뜻에서 ‘본(本)’이라 지었다. 주변 지역을 돌아보며 품어나가자는 의미도 담았다.

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한 건 조 목사가 2006년 8대 목사로 부임하면서다. 뉴저지초대교회 등 미국에서 22년간 목회한 그는 온누리교회 대전캠퍼스를 거쳐 본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됐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어린이·청소년을 섬기는 게 일반화된 미국교회를 보며 깊은 인상을 받은 조 목사는 부임 직후 목회 초점을 다음세대와 이웃 섬김에 맞췄다. 특히 다음세대를 위해 장년 성도가 희생할 것을 당부했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에 투자하지 않고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 교회 공간 배치에 있어서도 교회학교 부서 공간을 확보한 뒤에야 장년 부서를 배치했다. 교회학교에 주중에도 사역 가능한 담당 교역자를 뒀으며 ‘교회학교 교사 어워드’를 매년 열어 양질의 교사 확보와 지원에도 힘썼다.

10여년 전부터는 매년 5월 교회에 에어바운스 등 놀이시설을 설치하고 다과와 음식을 마련해 지역 어린이를 초청하는 ‘본원더랜드’를 진행하고 있다. 6월엔 장년 성도들이 대학생·청년에게 필요한 물품을 선물하며 이들을 격려하는 ‘청년 주일’을 정해 매해 지킨다. 교회 북카페와는 별도로 청소년 전용 카페도 마련했다. 여성 청년을 위한 공간인 ‘시스터스 카페’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 도서관’도 준비 중이다.

주중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센터를 이용하는 주민을 위한 시설도 교회 곳곳에 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곰 세 마리 도서관’과 북카페, 키즈카페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청춘주일학교’를 개강했다. 주말에 문을 여는 문화센터가 거의 없어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이 지역 내 적지 않다는 데 착안했다. 현재 60~70명이 등록해 매주 체조와 영어 찬양 등을 배우고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조 목사는 “지역의 다음세대와 어르신들에게 언제든 마음 편히 머물 곳이 주변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시작한 사역들”이라며 “모두 이웃을 향한 기도와 나눔이 풍성한 성도들의 성원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회 성도들이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봉사를 하는 모습. 본교회 제공

지역을 섬기는 교회

다음세대 사역과 더불어 교회 사역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게 지역 나눔 활동이다. 교회는 이를 ‘찾아가는 섬김’이라 부른다. 지역의 소외이웃에게 교회가 먼저 손을 내밀겠다는 의미다.

교회는 가장 먼저 의식주 해결이 어려운 이웃을 주변에서 찾았다. 독거 어르신이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해 갓 지은 밥과 반찬을 30분 내 집까지 배달하는 ‘지역사랑도시락’ 사역을 2009년 시작했다. ‘하루 한 끼 따뜻한 밥과 국을 먹어야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된다’는 생각에서 출범한 이 사역으로 현재 거동이 어려운 지역 내 독거 어르신 20여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교회의 ‘연탄 난방유 지원사업’은 도시락을 배달하다 알게 된 독거 어르신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전기요금이 버거운 40~45가구를 선정해 연탄과 난방유를 지원한다. 경기도 광주의 장애인복지시설 봉사활동인 ‘한사랑마을 섬김’도 10여년째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 밖에 경신고 한성여고 등 지역 고등학교 10곳의 장학금 전달, 북한 어린이를 돕는 ‘어린양 저금통’, 아동양육시설 입소 아동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하는 ‘미라클 박스’ 사역 등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나눔을 펼치는 데 어려움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조 목사는 “몇 번 중단될 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역의 어려움을 하나둘 알게 돼 섬김 사역이 늘어났는데 예산도 그렇고 자원봉사자 확보도 힘들어 그만둬야 할지 고민했었다”며 “그때마다 예산과 자원봉사자가 기적적으로 채워졌다.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향후 지역을 넘어 사회의 아픔도 품는 신앙공동체가 되는 게 교회의 목표다. 조 목사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에게 가르치려 하기보다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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