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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강 악화·생명 경시 풍조 확산될 것”

낙태죄 폐지되면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다투고 있는 낙태죄가 사라진다면 모두가 행복해질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다른 윤리적 도전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낙태 합법화의 연장선상에서 영아 살해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함수연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는 최근 발표한 글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함 이사는 “2012년 영국의학저널의 자매지인 의료윤리저널에 신생아 살해의 윤리적 합당성을 주장하는 논문이 실렸다”면서 “논문은 출산 후 영아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으면 낙태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함 이사는 비슷한 주장을 담은 사례로 호주 모나쉬대 알베르토 지우빌리니 교수와 멜버른대 프란체스카 미네르바 교수가 쓴 ‘출산 후 낙태: 왜 아기가 살아야 하나?’ 논문도 들었다.

그는 “낙태죄가 폐지돼 낙태가 자유로워지면 출산 후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판단한 뒤 육아 여부를 결정하는 권리를 인간이 가져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출산 전에 기형 여부를 검사해 낙태를 결정할 수 있다면 출산 후에도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여성 건강이 악화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퍼질 것이라는 염려도 크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낙태죄가 폐지되면 여성들 자신이 더 큰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건강도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언론회는 “현재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 낙태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면서 낙태를 전면 허용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길수 생명운동연합 사무총장은 “2015년 미국에서 낙태아의 장기가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면서 “낙태죄가 폐지되면 한국에서도 영아살해 영아유기는 물론 화장품·의약품에 사용하기 위한 태아와 태반 매매행위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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