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이 작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빈부 격차가 클수록 부모의 소득과 지위를 자녀가 세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작고한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가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버닝썬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개츠비를 빗대 승츠비로 불린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별명이다. 버닝썬에서 판매했던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를 보면 빈부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만수르 세트는 아르망 드 브리냑 12ℓ 1병, 루이 13세 1병, 아르망 드 브리냑 750㎖ 10병으로 구성된 양주 세트다. 전시용이 아니라 실제로 팔리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서울의 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기초연금 25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했던 80대와 50대의 두 모녀가 월세를 낸 후 먹을 것을 살 돈이 떨어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는 이렇게 크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개츠비 곡선에 따르면 빈부 격차가 클수록 부모의 빈부가 자식에게까지 그대로 세습된다니 걱정이다.

개인 재산만 40조원이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인 석유 재벌 만수르(본명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얀)도 부모의 소득과 지위를 세습한 전형적인 사례다. 현재 만수르 형은 대통령, 만수르는 부총리를 맡고 있는데, 그의 아버지 고 셰이크 빈 술탄 알 나흐얀은 유전 개발로 부를 축적한 뒤 아부다비, 두바이 등 7개 토후를 연합해 아랍에미리트를 세운 초대 대통령이다. 만수르가 보유한 5800억원짜리 요트를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주연이었던 디캐프리오가 빌려 파티를 열기도 해 이래저래 개츠비와 만수르는 관련이 있다.

만수르가 버닝썬 양주 세트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분 나빠 할 것 같다. 실제로 TV 개그 프로에서 만수르라는 코너를 시작했다가 항의가 있을 수도 있는 점을 우려해 억수르라는 이름으로 바꾼 적이 있다. 중고생들은 김밥집에서 가장 비싼 돈까스+김밥+쫄면 세트를 만수르 정식이라 부른다고 한다. 개츠비 곡선을 만수르 곡선으로 부르면 어떨까.

신종수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