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남진 (27·끝) “내 사명은 이제 하나님 만난 기쁨 전하는 것”

오늘날 나를 만든 곡 하나 하나가 축복… 하나님 모르는 팬들에게 믿음 권할 것

남진 장로가 21일 경기도 성남의 한 음식점에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2017년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명예홍보장로가 됐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수많은 성도 앞에서 부를 때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주의 얼굴 뵙기 전에 멀리 뵈던 하늘나라, 내 맘속에 이뤄지니 날로날로 가깝도다”는 가사가 내 신앙의 삶을 담은 것 같았다. 몇몇 성도들은 내 노래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주님 만난 삶에서 행복을 찾은 경험이 나에게만 있는 경험이겠는가. 내 사명이 성도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고 하나님 만난 기쁨을 전하는 데 있음을 느낀다.





지금 생각하면 오늘날 나를 만든 곡 하나하나가 큰 축복이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황에 맞는 좋은 곡을 만났던 것 같다. 물질적인 것을 구해야만 축복이겠는가. 가수로서 좋은 곡과 가사를 받는 게 더 큰 축복이다. 내게는 ‘울려고 내가 왔나’ ‘가슴 아프게’ ‘빈잔’ ‘둥지’ 이렇게 네 곡이 최고의 곡이다. 나를 가수로 서게 한 ‘울려고 내가 왔나’, 작곡가 박춘석을 만나게 한 ‘가슴 아프게’, 오랜 공백을 딛고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만들어 준 ‘빈잔’과 ‘둥지’는 내 인생 곡이다.

만남 또한 중요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가정을 만들고 훌륭한 작곡가와 작사가를 만난 것 모두가 인연이다. 하나님은 삶 속에서 인연을 건네며 역사하심을 느낀다. 잘못된 인연은 인생을 비극으로 만들지만 좋은 인연은 인생을 축복으로 만든다. 어떤 것도 나만의 힘으로 이룬 게 없다. 모두가 참된 인연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들이다. 항상 하나님께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내 삶의 흔적을 정리해 남기는 일이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하지만 내가 경험하고 누린 모든 일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안다. 올해 말 전남 고흥군에 ‘남진가요기념관’을 건립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평생 나를 아낌없이 사랑해준 팬들과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기념관은 공연 사진과 무대 의상, 레코드판 등 한국가요사를 엿볼 수 있는 여러 소장품으로 채워진다. 팬들과 소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팬클럽 하우스도 들어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오빠 부대의 원조’다. 어느 가수가 55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았겠는가. 팬들은 서울이든 제주도든 가리지 않고 공연을 찾아와 맛있는 전라도 음식을 싸주며 응원해준다. 50년 전 중학생일 때 나의 팬이 된 분 중에는 손주를 본 이도 있다. 노래는 사람을 젊게 만든다. 나도 대학생과 같은 젊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팬클럽 회원들은 모두 내가 교회를 열심히 다님을 알고 있다. 몇몇 믿음이 없는 팬에게는 오랜 시간 하나님을 모르고 산 나도 하나님을 믿게 됐다며 믿음을 권한다. 어렵고 힘든 세상이지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감사와 사랑 속에 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전 13:13)는 성경 말씀처럼 사랑으로 산다면 숱한 어려움과 슬픔도 우리를 비껴갈 것으로 믿는다. 사랑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믿음밖에 없다. 모두가 믿음을 찾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를 사랑하는 팬 모두가 현실의 아픔을 극복하고 믿음으로 승리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크리스천이 아닌 이들도 이 글을 읽을지 모른다. 그들에게도 믿음이 전해지기를 소망한다.

정리=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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