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매년 이날을 기념해 세계 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행복지수는 1인당 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6개 항목을 측정해 산출한다.

‘2019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핀란드가 선정됐다. 그 뒤를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가 이었다.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895점으로 156개 피조사국 가운데 54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단계 아래인 58위, 중국은 93위였다.

가장 행복도가 낮은 국가는 남수단이었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르완다, 예멘, 말라위, 시리아, 보츠와나, 아이티 순이었다. 행복한 국가군에는 북유럽 복지국가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대거 포진했고 불행한 국가군은 아프리카 국가나 내전 중인 나라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조사대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행복하고,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불행할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했는데 무 자르듯 한국, 일본, 중국 순으로 행복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록 9년 전 조사이기는 하나 유럽 신경제재단이 143개국에서 실시한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이 1위를 차지했었다. 응답자의 97%가 “행복하다”고 답해서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68위였다. 부탄 국민 스스로는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여기지만 올해 SDSN 조사에선 95위에 그쳤다.

핀란드와 부탄의 사례는 경제력이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에 불과한 부탄의 국민들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부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내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GNH)에 국정의 목표를 두고 있어서다. GNH는 심리적 후생, 시간 활용, 공동체의 활력, 문화, 건강, 교육, 생태의 다양성, 생활수준, 통치 9개 항목으로 측정한다. 추상적 개념인 행복을 계량하는 행위가 난센스일지 모른다. 주위에서 어렵게 입사한 직장을 그만두고 자아를 찾아 떠나는 이들을 자주 본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진정한 행복은 주관적 만족에 있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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