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10%가 ‘수포자’, 기초학력 미달학생 2008년 이후 최고치

영어 기초학력 미달도 ‘역대급’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중·고등학생들의 학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의 경우 학생 10명 가운데 1명가량은 기초 교육과정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부는 학력 저하의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측정 데이터를 감추는데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8일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중학교 3학년 1만3049명(237개교)과 고교 2학년 1만3206명(236개교)을 측정한 결과다. 지난해 11~12월 발표 예정이었지만 넉 달가량 미뤄졌다. 교육부는 대책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학생은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4가지로 구분된다. 기초미달은 기초적인 개념조차 숙지하지 못한 학생을 뜻한다. 수학의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중학생의 경우 2017년 7.1%였던 기초미달 비율이 지난해 11.1%로 4% 포인트나 상승했다. 12.9%였던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증가폭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고교생의 경우 2017년 9.9%에서 지난해 10.4%로 늘어났다. 10.4%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2006년과 공동 1위).

영어 역시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중학생은 2017년 3.2%에서 지난해 5.3%로, 고교생은 4.1%에서 6.2%로 악화됐다.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역대급’ 수치다. 국어는 중학생의 경우 2.6%에서 4.4%로 늘었지만, 고교생은 5.0%에서 3.4%로 감소했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줄었다. 수학을 보면 중학생은 2017년 67.6%에서 62.3%로, 고교생은 75.8%에서 70.4%로 감소했다. 영어도 중학생은 72.6%에서 65.8%로, 고교생은 81.5%에서 80.4%로 낮아졌다. 국어는 중학생은 줄었지만(84.9%에서 81.3%), 고교생은 늘어났다(75.1%에서 81.6%).

교육부는 학력 저하를 인정한다. 다만 2008~2016년에는 모든 학생을 측정하는 전수평가였고, 2017년 이후 표집평가 방식으로 전환돼 학력저하 현상이 최근 두드러져 보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수평가든 표집평가든 학력 저하 흐름은 뚜렷하다. 정부가 제대로 원인 분석을 하지 않고 평가방식으로 탓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 공개에도 미온적이다. 교육감 눈치보기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해 보충하는 대책을 들고 나왔다. 다만 과거와 같은 국가차원의 일제고사 방식이 아니라 학교별로 진단 도구나 방법을 선택해 개별 학생을 진단하고 보충학습을 제공하는 식이다. 진단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어느 지역에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높은지 알 수 없다.

표집평가로 유지되는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시·도별 자료는 미공개다. 2016년까지는 시·도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공개됐지만 지난해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경쟁 완화라는 명분을 들지만 교육감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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