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승이 벽에다 금 하나를 긋고는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금을 건드리지 말고 금을 길게 만들어보라고 말이지요. 그 말에 제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스승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 한 제자가 손을 들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스승이 그어놓은 금 아래에 짧은 금을 긋고는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스승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빙긋이 웃었지요. 스승이 그어놓은 금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스승이 그은 금 아래에 짧은 금을 그으니 스승이 그은 금은 제자가 그은 금에 비해 길어졌습니다. 금을 건드리지 않고 금을 길게 만드는 길은 짧은 금을 긋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금 긋기는 주님 앞에서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고백과 찬양 중에 주님의 이름을 높이자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자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내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죄인인 우리가 어찌 거룩하신 분을 높일 수 있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높일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낮아지는 만큼 주님은 높아지십니다. 금을 건드리지 않고도 금을 길게 만드는 길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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