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사업 부문에서 상장 이후 지난해 처음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부진 탓도 있지만 매출원가 상승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법인과 지분법 평가 손익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 593억2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 본사의 지난 2017년 영업이익은 2조1634억원, 2016년 영업이익은 2조6995억원이었다.

현대차의 적자전환에는 우선 환율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지역인 신흥시장에서도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통화가치가 하락해 현대차의 수출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매출원가도 늘었다. 현대차 본사의 매출원가는 2017년 32조6208억원에서 지난해 36억4034억원으로 약 4조원 증가했다. 반면 매출액은 2017년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쳐 매출원가 상승분을 상쇄하지 못했다.

매출원가 상승에는 각종 부품과 철광 등 재료비 상승과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생산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은 모두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후 해외로 수출된다. 연구개발 비용도 대부분 본사에서 지출되고 있다. 현대차 본사의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은 2조5794억원으로 연결기준 연구개발비 2조7423억원의 95%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데 비해 R&D 비용은 10.6% 늘어났다.

지난해엔 리콜 등에 따른 품질비용도 일시적으로 늘어났고, 최근 들어 투자 지출도 증가했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인공지능(AI), 해외 차량 공유 시장 등과 관련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을 본사가 모두 떠안으면서 영업손실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974년 상장 이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면서 “연구개발비 등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환경, 재료비 등 매출원가 부담 증가 등이 업황 부진과 겹쳐 지난해 이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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