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시나요

‘내면의 소리’로 복음 전하는 ‘복화술사’ 안재우 집사


“남편은 어떤 분이세요?” “남편은 내 인생의 로또예요.” “왜요?” “안 맞아. 살아도 살아도 안 맞아. 어떻게 그렇게 안 맞을 수가 있냐~. 죽어서도 안 맞을 거야. 데려가세요 주님~.”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사로 상남교회에서 ‘복화술사’ 안재우(52)씨가 손에 든 인형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며 공연했다. 인형 이름은 ‘깡여사’.

“전능하신 하나님 믿으니 웃으며 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깡여사 말에 교인들이 배꼽을 잡고 ‘깔깔깔’ 웃었다. 교인들은 “인형이 살아서 말을 한다”며 신기해했다. 어느새 깡여사를 살아있는 아줌마처럼 느끼고 있었다. 깡여사가 공연 말미에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시느냐”고 외치자 눈시울이 붉어진 교인들이 있었다.



안씨가 공연하는 복화술은 목소리를 ‘다른 곳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기술이다. 예전에는 공기를 들이마실 때 배를 이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복(腹)’자를 붙였다. 그러나 사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말하되,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성문(소리를 나게 해주는 기관)을 되도록 좁히고 입도 되도록 조금만 벌려 소리를 죽이는 한편, 혀를 뒤로 끌어당겨서 혀끝만 움직인다. 성대에 이런 압력을 주면 소리가 확산되며 압력이 크면 클수록 소리가 더욱 먼 데서 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런 속임수를 돕기 위해 흔히 인형을 사용한다.

“복화술은 단지 입술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복화술을 이렇게 정의하죠. ‘소리를 던지는 예술’이라고요. 서로 소통하게 하고, 행복과 웃음을 주는 신비한 예술 장르입니다.”

안씨가 복화술을 처음 접한 건 1990년대 초반. 전봇대에 붙은 작은 전단을 보게 된 게 인생을 바꾸었다. 전단엔 동화구연과 복화술을 가르쳐준다고 적혀 있었다. 한 여성이 작은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본적인 복화술을 배웠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국내에선 자료를 찾기 쉽지 않았다. 복화술이 발전한 미국에서 자료를 구해 번역했고 매일 연습하고 훈련했다.

“복화술을 배우고 정식으로 공연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어요. 하지만 힘든 줄 몰랐던 것 같아요. 복화술을 배우고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 신이 났거든요.”

그는 고3 때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출석했다. 집안에 무속인이 많아 반대가 거셌고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교회 친구들과 성경을 공부하고 찬양을 부르면서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믿음이 강건해지면서 신학도 공부했다.

1995년 선교단을 창립했다. 2000년 극단 ‘친구’로 개명했고 복화술 공연을 계속했다. 인기와 명성을 얻게 됐다. 세계복화술축제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한 방송사에서 ‘복화술의 제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선발돼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복화술사’ 안재우씨가 4일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깡여사’ 등 캐릭터 인형들과 함께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그는 캐릭터 인형 ‘깡여사’ ‘투명인간’ ‘메롱이’ ‘나온나’ 등과 함께 국내외 교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공연한다. 인형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깡여사는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이 약간 거친 캐릭터다. 자신을 ‘새신자’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기존 교인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인형 공연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로 인도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실 깡여사는 저희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캐릭터예요. 술 많이 드시고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아주 힘들었고 참고 사셨거든요. 깡여사는 이 시대 아내와 어머니를 대신해 속상함, 한을 풀어준다고 할까요(하하하).”



복화술학교를 설립하고 자격증 과정을 만들었다. 8주 과정이다. 다음세대의 부흥을 원하는 목회자나 교회학교 교사들이 배우면 좋다. 전도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제자로 구성한 ‘복화술 합창단’과 성악가 교수모임 ‘성악 복화술팀’은 소외이웃을 위해 공연한다. 오는 6월 교회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강습회도 연다.

안씨는 서울 광염교회 집사다. 복화술을 통해 한국교회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복화술을 통해 더욱 성장했으면 한다. 기독교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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