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코치가 헤엄치는 법을 가르치듯 수면 코치는 잠자는 법을 가르치는 이를 뜻한다. 이 말이 처음 나온 건 갓난아기들 때문이었다. 밤중에 수시로 깨서 칭얼대는 통에 맞벌이 부모의 일상이 힘들어지자 아기의 수면습관을 바로잡아주는 직업이 생겼다. 국내에도 영유아 수면 코치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등장했다. 코치란 직함엔 잠자는 것도 기술이란 인식이 깔려 있는데, 요즘 미국과 유럽에선 그 기술을 배우려는 어른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헬스클럽에서 퍼스널 트레이닝(PT)을 받듯이, 만성피로에 지친 이들이 수면클럽에서 잠자기 PT를 받는 것이다. 그들이 숙면시간을 늘리기 위해 수면 코치에게 지불하는 강습비는 놀랍게도 매우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최근 외신에 보도된 몇 가지 사례를 보자.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브라이언 엘리스라는 39세 남성은 하루 2시간밖에 못 자는 불면이 이어지자 수면 코치를 찾았다. 코치는 마그네슘 스프레이 같은 수면 보조용품을 추천하고 명상과 요가를 지도하고 잠에 방해가 되는 생활습관을 하나씩 바꾸도록 조언했다. 몇 개월 지나 하루 수면이 5시간으로 늘었을 때 청구된 금액은 4000달러(약 450만원)였다. 그 코치가 속한 수면클럽 ‘스타트 위드 슬립’은 1개월 수면 강습에 1100달러(약 125만원)를 받는다. 변호사 금융인 등 고소득 전문직이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 영국 런던의 헬스클럽 ‘이쿼녹스’는 12주짜리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충분한 휴식을 갖지 못하는 이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만으로 근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를 느껴 숙면 PT를 병행했다. 이를 통해 하루 수면을 2시간 늘리면서 사용하는 덤벨의 무게도 배로 늘리게 된 고객이 지불한 강습비는 750파운드(약 112만원)였다. 룩셈부르크의 수면 코치 크리스틴 한센은 최상류층을 겨냥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식단을 비롯한 각종 생활습관을 수면 친화적으로 개조한다는 이 과정은 1만 달러(약 1130만원)를 내야 참가할 수 있다.

늘 피곤한 현대인은 잠 안 자고 일해야 성공한다는 미신에서 차츰 깨어나는 중이다. 수면과 휴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와중에 “돈이 있어야 잠도 잘 잔다”는 새로운 트렌드가 감지된다. 생산성을 높이려고 수면캡슐을 갖다 놓는 회사는 대부분 고소득 직종에 속하고, 수면 코치를 만나려면 저렇게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이러다 잠도 양극화를 걱정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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