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장사를 할수록 이익이 쪼그라드는 이면에는 ‘프랜차이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본부(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인프라·노하우는 창업 초기 실패를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가가 크다. 가맹본부에 지불해야 할 각종 비용은 자영업자들이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될 소득 자체를 줄인다.

프랜차이즈 사업 형태가 몰려 있는 소매업, 음식점업에서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은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성장의 실상은 가맹점주들을 쥐어짜는 방식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공정 거래’ 안착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프랜차이즈는 자영업의 대세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 20만3349개이던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17년 24만809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91조7000억원에서 119조7000억원으로 뛰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러나 숫자와 숫자 사이에 ‘가맹점주의 고통’이 서려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홍민기 선임연구위원과 오상봉 연구위원의 ‘자영업 경영 상황의 동태적 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일부 업종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영업이익률은 빠르게 줄고 있다. 프랜차이즈 형태가 집중된 음식점업과 소매업에서 두드러진다. 2010년과 2015년 영업이익률 변화를 증감률로 계산해보면 음식점업 가맹점의 경우 영업이익률 감소율이 6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은 하락폭이 95.4%까지 커진다. 이는 음식점업 비가맹점과 소매업 비가맹점이 각각 -28.8%, -28.3%를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음식점업과 소매업 자영업자 영업이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는데, 그중에서도 가맹점의 하락폭이 더 컸다는 얘기다.

원인은 가맹본부의 높은 판매관리비용과 매출원가에 있다. 우선 판매관리비는 비가맹점에서 감소하는 동안 가맹점에서 늘었다. 예컨대 소매업 비가맹점의 평균 판매관리비는 2010년 1920만원에서 2015년 1660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소매업 가맹점은 2170만원에서 2200만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가맹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기본적으로 가맹점의 매출원가가 비가맹점에 비해 10%가량 높다. 비슷한 비율로 증가한다면 절대액이 큰 가맹점이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된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가맹본부가 필수구매 물품을 비싼 가격에 사라고 강제한 결과는 아닌지, 광고비와 같은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킨 결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실제 산업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맹점주 가운데 15.3%는 불공정 거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맹점주들은 필수품목 강매, 필요 이상의 제품 ‘밀어넣기’, 불공정 계약, 인테리어 강제 등을 구체적 사례로 꼽았다. 이런 관행들이 가맹점주 영업비용을 전반적으로 높여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경영난에 처한 가맹점을 가맹본부에서 지원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노동연구원이 서울·대전·대구 소재 자영업자 2000명을 상대로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가맹본부에서 지원금을 더 주거나 가맹수수료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지원한 경우는 0.5%에 불과했다. 대부분 가맹점주는 고용원 수를 감축하거나 고용원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개별 대응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상호 신뢰 수준에도 온도 차이가 있다. 산업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의 68.6%는 가맹점주와 신뢰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같은 대답을 한 가맹점주는 33.7%에 그쳤다. 소통 수준 역시 ‘원활하다’고 답한 가맹본부는 77.3%에 달했지만, 가맹점주는 39.8%만 이에 동의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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