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이익’이다. 물건·서비스를 팔아 얼마를 손에 쥐었는지 살펴보면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자영업자 영업이익률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5% 포인트 넘게 추락했다.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에 과당경쟁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 목을 죄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률 하락 현상은 자영업의 절반을 차지하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 집중되고 있다. 고용원 수가 적은 영세 자영업자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는다.

국민일보가 9일 입수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자영업 경영 상황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0년 34.6%였던 자영업자 영업이익률은 2015년 29.0%로 5.6% 포인트나 떨어졌다. 벌어들인 100원에서 판매관리비, 원가 등 각종 비용을 빼면 29원을 수입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노동연구원은 통계청의 2010, 2015년 경제총조사 원자료를 사용해 분석했다.

영업이익률 감소의 근본 원인은 매출 부진이다. 2010년에서 2015년까지 5년간 자영업 전체 매출은 7.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이 15.9%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자영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는 데도 자영업 매출이 오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소비를 덜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이전 10년간 가구 소비지출(주거비 제외) 변화를 보면 전체 소득 대비 소비지출 금액은 5% 하락했다. 대신 저축을 하거나 대출금 이자를 갚는 데 쓰는 돈이 더 많아졌다. 3인 이상 가구의 경우 사교육비 증가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데 비용은 꾸준히 오른다는 데 있다. 조사 기간(2010~2015년)에 매출 대비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증가율은 각각 7.4%, 6.4%였다. 매출에서 20~30%를 차지하는 인건비는 5% 포인트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2년 연속 이뤄진 최저임금 인상을 감안하면 현재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의 ‘영업이익 추락’은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장을 먼저 덮치고 있다. 5인 미만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27.8%에서 2015년 19.4%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영업이익률이 15.4%에서 13.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업종별로는 전체 자영업에서 49.4%(2010년 기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 위축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이다. 도·소매업 영업이익률은 2010년 26.1%에서 2015년 19.0%로 쪼그라들었다. 숙박·음식점업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34.7%에서 26.4%로 내려앉았다.

노동연구원 홍민기 선임연구위원은 “전체적인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면서 일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밖으로 밀려난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도태한 자영업자를 노동시장에 흡수할 정책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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