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가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000명대까지 추락했던 ‘고용 쇼크’를 감안하면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일자리는 ‘불균형’ 속에서 증가했다. 60세 이상에서만 34만6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반면 ‘경제 허리’인 30, 40대와 제조업·자영업의 고용 한파는 계속됐다. 고용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제조업·자영업 부진이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두 업종에서 일자리가 살아나지 않으면 ‘깜짝 증가세’에 그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에 나타난 ‘소폭의 증가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개월 연속 20만명을 넘어서며 고용 상황이 나아지는 모습은 조심스럽지만 긍정적 모멘텀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계청은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만명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3000명 선까지 주저앉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2월부터 두 달째 20만명대를 찍었다. 고용률도 좋아졌다. 지난달 고용률은 60.4%다. 198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3월 기준 최고치다.

일자리 증가는 60세 이상 노인이 이끌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6000명 급증했다. 2월(39만7000명)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배경에는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있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60세 이상 취업자의 약 60%가 ‘노인 일자리 사업’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40%의 노인 일자리는 농림어업과 자영업 등에서 발생했다. 농림어업에선 가구주의 고령화, 귀촌부부 영향 등으로 농부·어부를 돕는 무급가족종사자들이 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 힘을 보탰다. 늘어난 무급가족종사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에서도 ‘노인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퇴직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중고령 자영업자다. 자영업자 중 50세 이상의 비중은 2007년 37.1%에서 2017년 52.3%까지 치솟은 상태다.

그러나 30, 40대 일자리는 침체일로다. 30, 40대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과 자영업 두 축이 무너지면서 일자리를 계속 잃고 있다. 전체 고용률이 증가했지만, 40대 고용률은 14개월 연속 추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장(最長) 하락세다. 30대 고용률도 전년 동월 대비 ‘0%’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보다 10만8000명 감소하면서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도소매업에서도 2만7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두 업종이 살아나지 않는 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유지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정부는 제조업과 자영업에서 나타난 ‘긍정적 흐름’에 주목한다. 지난달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세는 2월(15만1000명)에 비해 둔화됐다. 자영업 중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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