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창한 2013년만 해도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는 너무 광대한 프로젝트처럼 보였다. 시간과 자금을 무한정 투입해야 하는 것도 일대일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했다.

명나라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대가 남중국~인도양~아프리카를 잇는 바닷길을 개척한 적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륙별로, 나라별로 처한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욱일승천하는 중국에 대한 초강대국 미국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시 주석이 장기집권의 길을 열고 정치·경제·외교 분야에서 미국을 추격하는 중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일대일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2049년 일대일로의 완성을 목표로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거대한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전 세계 국가와 국제기구 100여곳이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유럽을 방문하며 일대일로의 성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이탈리아 프랑스 모나코 3개국을 방문해 환심을 샀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중·EU 경제협력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이 EU에 11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날 리 총리는 EU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의 세력 확장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일대일로의 경제적 지속성과 미래 가치를 부정하는 전문가들을 관련 국가에 파견해 딴지를 걸고 있다. 미얀마가 일대일로의 범위를 축소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 국무부는 오는 2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고위 관리를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불투명한 재정지원 관행, 허술한 관리체계 등을 일대일로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미국은 2017년 열린 초대 일대일로 정상회담에는 고위 관리를 파견했었다.

올해 정상포럼에는 4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이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방국을 압박하는 동안 중국은 착착 일대일로를 진행하고 있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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