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동쪽에 있는 미림비행장에 군용 차량 217대가 집결해 있는 장면이 지난 7일 찍은 상업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이나 4월 25일 항일유격대 창건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북한 군사 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는 10일(현지시간) CSIS에서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다만 이들은 “확실하지는 않다(not conclusive)”면서 아직 열병식 준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위성사진에는 군용 차량이 두 무리로 나뉘어 집결해 있다. 보고서는 “과거 열병식에 앞서 관측됐던 패턴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미림승마장에서 사람들이 말을 타고 있는 장면과 초경량 무인기 10대가 미림비행장에 세워져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2015년 열병식 당시 열병대열을 이끈 기마의장대와 초경량 무인기 기념비행 사례를 거론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열어 신형 무기나 탄도미사일을 선보일 경우 북한의 비타협적인 노선이 강화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열병식 준비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11일 “열병식 준비 동향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과거엔 열병식 2~3개월 전부터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예행연습을 진행했는데, 현재까지 이런 움직임이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 차량은 김일성 생일을 기념해 지난 7일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 지원 인원을 수송했던 것일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은 정주년(5년·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열거나 미사일 도발을 해 왔다. 이번에는 김일성 생일 107주년, 항일유격대 창건 87주년이어서 비교적 조용히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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