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가 전체 노동시장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자 각국은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온전히 자신의 사업을 꾸려나가는 ‘독립 자영업자’ 외에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 같은 ‘준종속 근로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같은 ‘종속적 자영업자’ 등 다양한 형태의 자영업자가 생겨나면서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정비하는 중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1일 발간한 ‘외국의 자영업자 사회법제 연구’에 따르면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따로 운용하던 프랑스는 지난해 두 제도를 통합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임금노동과 자영노동을 구분하는 전통적 관점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노동법을 개정해 자영업자에게도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키로 했다. 경기변동에 따른 폐업 위험 등을 감안하면 임금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종속적 자영업자처럼 계약관계에서 ‘을’의 지위에 놓인 자영업자는 임금노동자로 간주해 산재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 적용을 두텁게 만들고 있다.

한국 역시 2012년부터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보험설계사,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를 포함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영업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7월 정부가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적용하는 법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노동연구원 박제성 연구위원은 “독립 자영업자의 경우 한국도 제도가 꽤 잘 갖춰져 있지만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에 대해서는 부족한 편”이라며 “해외에서는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를 임금노동자와 가깝게 보는데, 우리는 독립 자영업자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노동시장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25%에 이르는 이탈리아는 특수형태고용직노동자처럼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지대에 있는 준종속 근로자를 탄탄하게 보호한다. 준종속 근로자라는 개념을 1973년 실정법에 도입했다. 2015년 노동법을 개정하며, 이들을 위한 별도의 고용보험제도도 만들었다. 2000년에는 자영업자도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꿨고, 준종속 근로자는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스페인은 기본적인 노동조건과 사회적 보호를 임금노동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에게도 보장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노동3권을 비롯해 임금노동자가 갖는 권리들 대부분이 자영업자에게도 적용된다. 2007년 제정된 자영노동법에는 ‘경제적으로 종속된 자영업자’라는 새로운 범주가 만들어졌다. 이들 준종속 자영업자에게는 단체협약 체결권, 법정연차휴가권, 부당한 계약해지에 대한 보호, 산재보험 의무가입 등이 적용된다. 사회보장제도는 임금노동자와 별도로 운영한다. 질병·모성·장해·노령·사망 5가지 위험에 대한 보험은 의무가입이다. 실업과 산재에 대한 보험은 임의가입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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