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임정 요인 절반 이상 목사·교인… 기독교 정신 국가 꿈꿔”

한중국제교류재단, 상하이 ‘임정과 기독교’ 학술대회

유관지 기독교통일포럼 상임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13일 열린 학술대회 둘째 날 모임에서 발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 수립에 기독교인 독립운동가와 상하이의 한인교회는 어떤 기여를 했을까. 한중국제교류재단(교류재단·대표회장 오정현 목사)은 12~13일 중국 상하이 민항취(閔行區) 상하이한인연합교회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임정과 기독교의 관계사를 조명했다.

학술대회에선 임정 요인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으며 교회 공동체가 구심점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반 역사학계에는 이제라도 임정과 기독교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학술대회엔 상하이 교민과 교류재단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다수 참석해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사에 귀를 기울였다.

오일환 의병정신선양회 회장은 12일 기조발표에서 기독교인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이, 흩어져 있던 임정의 통합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임정 통합을 주도했던 이승만 안창호 이동휘는 모두 기독교인으로 각자 희생해야 연합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희생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기독교적 가치가 하나의 임정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임정은 세 지역에서 조직됐다.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에서 출범한 대한민국 임정 외에도 연해주의 대한국민의회와 국내를 거점으로 하는 한성정부가 있었다. 각 정부 요인들은 1919년 9월 본부를 상하이에 두는 데 합의한 뒤 임정을 하나로 합쳤다.

오 회장은 “통합된 임정 요인 중 절반 이상이 목사나 교인이었고 임정의 청사진을 그리는 과정에서 상해한인교회(중국어 표기로 上海鮮人敎會)에 수시로 모여 신앙적인 국가 건설을 꿈꿨다”고 밝혔다.

김명배 숭실대 교수도 임정 수립 과정에서 상해한인교회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상해한인교회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의 신앙적 결단은 임정을 만드는 데 결정적 동인이 됐다”면서 “독립을 바라는 임정의 정신적 뿌리도 상하이한인교회에 있었던 만큼 독립된 나라도 기독교 정신이 가득하길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환 수원대 교수는 “임정 수립 100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역사적 사실들이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게 기독교인이 이바지한 부분”이라면서 “일반 역사학계가 간과해온 이 분야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시작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술대회에선 통일 한국을 만드는 모판도 임정의 기독교 정신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음란과 거짓, 부패 대국이 돼 버렸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통일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의 바탕 위에 임시정부의 기초를 닦았던 임정 요인들의 지혜를 따라 통일 한국도 기독교 정신 위에 평화를 추구하는 ‘샬롬코리아’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한중국제교류재단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민항취 상하이한인연합교회에서 기도회를 갖고 두 손을 든 채 기도하고 있다.

학술대회 중엔 기도회도 열렸다. 첫날 밤 기도회에서는 독립을 꿈꿨던 이들의 신앙 열정을 따라 기독교인들이 복음 통일을 위해 희생하자고 다짐했다. 기도회를 인도한 이기원 서울 사랑의교회 목사는 “100년 전 기독 독립운동가들이 가졌던 신앙 열정이 바로 지금, 통일을 꿈꾸는 대한민국에도 자리 잡게 해 달라”면서 “상하이에서 드리는 이 기도가 복음 통일의 밀알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깨어 기도하자”고 권했다.

상하이=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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