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심해 가스정을 뚫는 데 성공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면서 베트남과의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또 필리핀이 남중국해 티투섬에서 활주로 보수공사를 하자 “미국이 군사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극력 제지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 전투기를 탑재한 군함을 처음으로 보내 무력시위를 하는 등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해양석유(CNOOC)는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반잠수식 심해 시추설비를 이용해 남중국해에 심해 가스정을 뚫는 데 성공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가스정의 깊이는 해수면으로부터 4660m, 해저 바닥에서 시추공 밑부분까지는 2529m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12년 자체 개발한 시추선 ‘해양석유981’을 가스정 개발에 투입했다. 자체 시추선으로 심해 가스정을 뚫은 것은 처음이다. CNOOC는 가스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가 생산되면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아우르는 ‘대만구’ 지역 7000만명에게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스정이 베트남과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동부해역에 있어 베트남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이 가스전 개발을 강행하는 것은 남중국해 실효지배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의 남중국해 가스·석유 채굴을 반대해 왔다.

2014년 해양석유981이 채굴 활동을 하자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반중 시위가 일어나 중국인 4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치는 등 큰 충돌이 빚어졌다. 베트남은 2016년에도 인근 해상에 시추선이 배치되자 강력 반발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실효지배 중인 티투섬에서 접안시설과 활주로, 막사 보수공사를 하자 유사시 미군이 군사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 강력 대응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쉬리핑 교수는 “티투섬 시설을 보수하면 미국 군함이 섬 근처를 항해하거나 전투기가 섬 활주로에 이착륙할 수 있어 스프래틀리제도에 있는 중국의 인공섬 전초기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최근 필리핀과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발리카탄 훈련에 수륙양용 공격함인 ‘USS 와스프’를 처음으로 참가시켜 중국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USS 와스프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 인근을 항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중국은 2012년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카보러 암초를 강제 점거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백척의 중국 선박이 티투섬 부근에 집결하자 “중국이 이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양측에 ‘이행 사무소(enforcement office)’ 설치를 포함한 실질적인 이행체계를 갖추기로 합의했다”며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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