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14일 이세민(사진)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소환 조사했다. ‘박근혜 청와대’가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 수사단은 이 전 기획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2013년 초 수사 당시 전보 조치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청와대에 김 전 차관의 성범죄 관련 정보 보고가 이뤄진 과정도 조사했다. 이 전 기획관 소환 조사는 지난 1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전 기획관은 2013년 3월 경찰청의 김 전 차관 수사가 본격 시작되던 시기 수사 지휘 라인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다음 달 경무관 전보 인사에서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좌천됐다. 이 전 기획관 외에 당시 김학배 수사국장, 이명교 특수수사과장, 반기수 범죄정보과장 등 지휘 라인 전부가 경찰청 밖으로 전보 조치됐다. 이 전 기획관은 그간 언론에 “김학배 국장이 청와대에 김 전 차관 첩보를 보고하고 온 뒤 곤혹스러워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이들을 부당하게 인사 조치하는 식으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곽 의원은 경찰이 김 전 차관 동영상 확보 및 내사 착수 여부에 대해 허위 보고한 것을 질책했을 뿐 인사 권한은 정무수석실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경찰 관계자들을 추가로 소환해 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최근 건설업자 윤중천의 조카 윤모씨의 서울 구로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윤중천씨가 소유했던 중천산업개발 등 건설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인적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수사단 관계자는 “아직까지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정황이 발견된 것은 없다”며 “여러 각도에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합동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가 조만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당시 상황과 관련된 자료가 있을 경우 제출해 달라는 검찰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자료 제출과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다. 다만 검찰은 성범죄 의혹에 대한 과거사위의 수사 권고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수사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문동성 권중혁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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