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위기를 넘겼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정가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가 부활절(4월 21일)을 맞아 12~23일 휴회에 들어갔지만 극우파 나이절 패라지의 신당 ‘브렉시트당’이 급부상하면서 정파마다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당이 오는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 나설 예정이며 의미있는 의석 수를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브렉시트당의 부상은 집권 보수당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렉시트당은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 대표였던 패라지가 지난 2월 캐서린 블레이크록 등과 설립한 정당이다. 보수당 내 강경파와 함께 브렉시트 캠페인을 주도했던 패라지는 영국독립당이 반이슬람 성향에 치중하자 지난해 탈당했다. 브렉시트당은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하며, 영국의 자주권을 포기하는 어떤 국제기구 가입이나 조약 체결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브렉시트당은 보수당에 불만을 품은 이들을 속속 당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유럽의회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패라지는 “브렉시트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앞으로 영국 총선에도 후보자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영국 정부는 지난 12일 브렉시트 시한을 10월 31일까지로 추가 연기했다. 다만 의회에서 영국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면 언제든 브렉시트가 시행되는 ‘탄력적 연기’다. 하지만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6월 1일 노딜 브렉시트가 시행된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브렉시트를 시행함으로써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피하고 싶어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보수당에서는 메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합의안을 마련한 상태로 EU에서 영국을 데리고 나오는 게 우선”이라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설득을 포기하고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는 노동당과 협상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당이 요구하는 EU 관세동맹 잔류와 제2의 국민투표 등을 메이 총리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전혀 접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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