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13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날 새로 선임된 국무위원들이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찍은 단체사진. 김 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재룡 내각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 위원장,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 리만건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뒷줄 왼쪽부터 정경택 국가보위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부일 인민보안상,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태종수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권 2기를 이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김 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부위원장의 ‘3인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2일(둘째 날)회의 진행’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최 제1부위원장과 박 부위원장을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소개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두 사람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당을 이끌게 됐다는 뜻이다.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는 북한 노동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집권 2기에서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직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기존 4인 체제였던 상무위원회는 3인 체제로 변화했다.

박 부위원장은 내각총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당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유지하고, 당 중앙위 경제담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면서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 입지는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김재룡 신임 내각총리는 당 정치국 위원 및 국무위원회 위원을 맡는 것에 그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앞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대표자’라는 호칭도 부여했다. 북한은 이번 14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를 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신문은 14일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중앙군중대회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해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고 소개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며 ‘최고대표자’라는 수식어를 새롭게 더한 것이다.

기존 북한의 대외적 국가수반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아 왔다. 하지만 조직체계상 국무위원장 아래에 있는 최 제1부위원장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것에 비춰 대외적 국가수반이 국무위원장으로 변경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29년 만에 시정연설을 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시정연설은 김일성 주석이 1990년 5월 최고인민회의 9기 1차회의에서 한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은 대내적으로 할아버지 김 주석의 연설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체제 정통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과 비전을 인민들에게 강조했다”며 “할아버지인 김 주석 때처럼 강한 당성, 국가성을 바탕으로 국가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데 시정연설의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향후 이번에 당 부위원장으로 올라앉은 리만건이 당 조직지도부를 이끌 것이며, 아마 실권은 김정은을 측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조용원 제1부부장에게 많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맡아왔던 리만건 당 부위원장은 정치국 위원, 국무위 위원 등도 겸임하게 되면서 과거 조직지도부장이 맡아온 직책들을 받았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 인사와 검열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 핵심 권력기관이다.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조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수행했고, 올 초 신년사 발표 때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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