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1호선 농성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엔 1호선 개통 후 오랜 기간 2호선 건설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졌으며 마침내 오는 6월 2호선 공사에 들어간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빛고을 광주가 본격 도시철도(지하철) 시대를 맞는다. 16년간 지루한 찬반논쟁을 끝낸 지하철 2호선이 오는 6월 1단계 공사에 들어간다.

2004년 4월 1호선 단일노선이 개통된 광주는 그동안 무늬만 지하철 도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녹동에서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 광주송정역을 거쳐 평동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철역이 20곳으로 적은 데다 상대적으로 지하철 수송분담률도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하철 1호선 수송분담률은 고작 3.6%에 머물렀다.

광주시가 파악한 교통수단별 수송현황을 보면 승용차가 40.9%로 가장 높다. 이어 시내버스 33.5%, 택시 13.9%, 오토바이·자전거 등이 8.1% 순이다. 지하철은 1호선 건설 당시 예측한 9.2%를 훨씬 밑돌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자전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하철을 그동안 한 번도 타보지 않았다는 시민들도 적잖다. 단순히 광주~송정 간 간선도로를 따라 결정된 1호선 노선이 불합리하게 결정됐다는 여론도 끊이지 않았다. 적자 누적으로 ‘혈세 먹는 하마’라는 눈총을 받아온 광주 지하철의 착공 여부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논란이 무려 16년간 반복된 배경이다. 지하철 1호선의 운영 적자는 2015년 366억원에서 2016년 370억원으로 늘었다가 2017년 354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곳간을 축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2호선 반대 여론은 시장선거 때마다 판세를 흔들었다. 2호선 착공 여부를 둘러싼 공약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착공 반대 의견이 상당수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결국 광주지역 최대의 사업비가 걸린 지하철 2호선은 민선 7기 직후인 지난해 말 시 개청 이후 최초의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공론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지난해 7월 중순 공론화에 착수하고 최종 결과가 발표된 같은 해 11월 12일까지 광주는 2호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78.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순환선인 2호선 건설이 확정되면서 2호선은 긴 터널을 벗어나 드디어 활기를 찾게 됐다. 2025년 완공 예정인 광주 지하철 2호선에는 2조579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다. 총연장 41.9㎞로 정거장 44곳, 차량기지 1곳 등이 설치된다.

2호선 노선도.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2호선 1단계는 올해 6월 착공, 2023년 개통 예정이다. 유덕동 차량기지를 출발해 광주시청∼상무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을 잇는 17.06㎞ 구간이다. 2단계는 광주역∼전남대∼일곡지구∼본촌∼첨단지구∼수완지구∼운남지구∼시청을 연결하는 20㎞ 구간으로 2020년 하반기 착공해 2024년 개통된다. 3단계는 지선 개념으로 2021년 착공, 2025년 개통 예정인 백운광장∼진월∼효천역 4.84㎞ 구간이다.

최대한 땅을 얕게 파는 저심도 방식의 경전철로 광주 외곽을 순환한다. 북구 첨단대로와 서구 광신대교, 유덕동 등 3곳 4.2㎞ 구간은 지상 노면, 나머지 37.7㎞는 지하에 건설되는 혼합형이다. 전체 지하구간 중 28.2㎞의 평균 깊이는 4.3m, 나머지 9.5㎞는 1.5m 깊이의 땅 속에 열차가 달리는 사각형틀을 만든다. 2호선에 투입될 지하철은 열차 1량의 무게가 1호선 열차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만큼 가벼운 기종을 선택했다. 운행비용과 승객들의 안전성을 고려한 조치다.

저심도 경전철로 운영될 2호선 기관차의 외관.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지하철 2호선의 건설주체인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는 2호선이 개통되면 최소한 광주 전체 인구의 70%인 103만명이 지하철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 간 균형 발전을 이끌게 될 2호선이 1호선과 연계되면 전남대와 조선대 등 주요 대학 4개, 고교 16개, 택지지구 16곳, 주요 관공서 등을 통과해 수혜인구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단선 1호선과 순환선 2호선은 남광주역과 상무역 2곳에서 환승할 수 있게 된다. 2호선은 특히 완전 무인운행시스템으로 종합관제실의 체계적 통제에 따라 기관사 없이 운행될 계획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계획담당 이세현씨는 “2호선이 우리 동네 앞을 지나고 바로 집 앞에 시내버스가 촘촘히 운행하면 시민들은 광주 대부분 지역을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져 편리한 일상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철 2호선 전 구간이 개통하는 2025년 1호선과 2호선을 더한 지하철 수송분담률은 12.7%로 두 자릿수가 된다”고 덧붙였다. 광주가 향후 2호선 등의 완공을 통해 승용차 도시에서 지하철 도시로 점차 전환될 것이라는 의미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2호선을 착공하지 않을 경우 해마다 3%씩 증가하는 승용차 수송분담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64만9300여대에 달한다. 광주시는 지난달 대중교통계획 보고서에서 승용차 증가 등의 영향으로 준공영제인 시내버스 이용객이 2013년 1억5200만명에서 2017년 1억3400만명으로 연평균 3.01%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루 이용객 역시 2013년 37만명에서 2017년 34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지하철 이용객은 2013년 2800만명에서 2017년 5100만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루 이용객은 2만8000명에서 5만1000명으로 늘었다.

광주시와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광주의 지하철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이달 말까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종 사업계획 승인과 총사업비 협의를 마치고 조달청에 공사를 발주할 방침이다. 오는 6월에는 16년간의 찬반 논란을 매듭짓는 착공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광주의 지하철 시대가 궤도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리는 행사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박윤희 관리과장은 “대중교통망 확충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2호선은 광주의 혁명적 변혁을 불러올 것”이라며 “신속성과 정시성, 대량수송 기능까지 골고루 갖춘 2호선이 개통하면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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