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소속감을 느끼고 집단에서 인정받길 원한다.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인정 욕구를 외부에서만 채우려 하면 배고픔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타인에게 ‘괜찮은 사람’ ‘유능한 사람’이란 말을 들어야 비로소 안심하게 된다. 미국 휴스턴대학 브레네 브라운 박사에 의하면 진정한 소속감은 타인과 함께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믿을 때 느낄 수 있다.

“진정한 소속감은 자신을 굳게 믿고 자기 자신에게 속함으로써 가장 진실한 자신을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동시에 황야에 홀로 서는 정신적 체험이다. 진정한 소속감은 진정한 자신을 바꾸길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진정한 자신이 되길 요구한다.”(브레네 브라운의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중에서) 세상에는 열등감을 없애고 자존감을 키워준다고 선전하는 많은 방법이 있다. 모두 나름대로 그럴듯하게 들린다. 결국, 핵심은 하나로 수렴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대중연설을 두려워한 사람이 있었다. 성공한 기업인이지만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상담을 통해 불안의 원인이 ‘불안해하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임을 알았다. 남들도 자기만큼 불안해한다는 걸 알고 스스로 “이런 나도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불안을 극복했다. 비로소 “이만하면 충분해”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넌 원래 그것밖에 안 돼” 하며 괴롭히던 타인의 시선은 다름 아닌 자신의 시선이었다.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춤의 버튼을 눌러 보자.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감정과 솔직하게 소통해 보자. ‘우울하지 않았으면, 불안이 없어졌으면’ 하고 바라기보다 현재 느끼는 감정과 대화를 나누는 편이 지혜롭다. 마음이 어두워지고 심사가 꼬일 때 이런 질문이 좋다. ‘이게 정말 화낼 만한 일인가’ ‘이게 정말 좌절할 만한 일일까’. 자신의 감정을 좋거나 나쁘게 판단하지 않고 무시하지도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느낌이나 생각 역시 있는 그대로 또렷이 바라보는 연습이 돼 있을 때 자신이 빠져 있는 고통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지현 종교2부 선임기자

“어떡하지?” 살면서 수없이 하는 말이다. 남과 의논하고 조언도 구하지만 결국 답은 내 안에 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린 자신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그동안 내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면 지금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자. “힘들지 않니” “행복하니” “힘내자”라고.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고 마음의 바닥까지 들여다보는 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자신을 좋아하기 어렵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이 브레네 브라운이 말한 진정한 소속감이다.

글쓰기는 자신을 알아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내가 몰랐던 나, 내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찾아보고 삶을 성찰할 수 있다. ‘치유의 글쓰기’의 저자 셰퍼드 코미나스는 “글쓰기는 일상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길”이라며 “글쓰기 습관에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는 게 최고의 자기 배려”라고 했다.

시련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실수한 자신을 비난하고 책망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보다 자신이 헤집고 쑤시는 상처가 더 크고 깊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이번엔 못했지만, 다시 도전해야지”라며 스스로 격려하면 용기가 생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용기가 아닐까.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자신의 약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하면,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 바로 그것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가장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자.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우리 자신을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자. 자신을 돌보는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기보다 내가 만족하고 즐거울 수 있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자. 혼자 생각하고 책 읽고 기도하고 글을 쓰는 시간, 산책과 묵상, 음악 감상, 감사 노트 기록하기 등은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의 첫걸음이다.

이지현 종교2부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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