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북핵외교 쌍끌이를 위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대북 특사 파견도 순방이 끝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순방 후 북한의 입장을 청취한 뒤 특사단 인선 등을 신중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6일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미·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문재인정부 대외경제 정책의 한 축인 신북방정책 외연 확장을 위해서다. 중앙아시아 3국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후 늦게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시가바트에 도착해 일정을 시작했다. 17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18일 한국 기업이 수주·완공한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현장을 방문한다. 이어 중앙아시아 최대 개발협력 대상국인 우크라이나를 방문, 양국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정부는 가스화학 플랜트와 헬스케어 등 양국 간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 방문지인 카자흐스탄에서는 교통·물류 인프라 건설 분야의 협력 확대를 타진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지원으로 비핵화를 이룬 카자흐스탄의 노하우를 공유받기 위한 일정도 포함됐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자국에 남아 있는 실전 배치 핵무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비자발적 핵보유국이었다. 미국이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 등 관련국에 4년간 16억 달러를 투입한 끝에 핵무기 폐기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30년 장기집권하고 물러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과 면담하고 당시 상황과 북핵 관련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대통령 순방 기간 파견될 것으로 전망됐던 대북 특사는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문 대통령 귀국 이후로 일정이 미뤄지는 분위기다. 섣불리 특사를 보내기보다는 북한의 의중을 자세히 파악하는 게 먼저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 참석 여부 등 다각도의 시나리오를 신중하게 검토하며 포괄적 대북 접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특사 문제를 서둘러 결정하기보다는 전체 상황을 점검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특사 파견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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