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랜드에서 위탁 관리하고 있는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태지’. 그동안 서울대공원 소유 불법포획 돌고래들은 태지를 제외하고 모두 제주 바다에 방류됐다. 그러나 서울대공원은 태생이 다르고 고령인 태지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5차례의 토론회를 연 끝에 방류 대신 리조트 잔류를 결정했다.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태지’의 운명이 다섯 차례 토론회 끝에 잔류로 결정됐다. 불법포획 돌고래 방사에서 바다 방류 대신 수족관 잔류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공원은 태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현재 위탁관리 중인 ㈜호반호텔앤리조트에 남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대공원과 리조트는 이날 오전 태지 기증 및 관리에 관한 합의서 서명식을 열었다.

서울시는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2013년 ‘제돌이’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이’ ‘복순이’, 2017년 ‘금등이’ ‘대포’를 제주 바다에 방류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태지의 거취는 수족관 잔류로 결정했다. 일본 바다 출신의 나이 든 돌고래에게는 방류보다 잔류가 더 좋은 대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지는 일본 다이지 태생의 큰돌고래로 일본에서 포획된 뒤 2008년부터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해왔다. 태지는 제주 태생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제주 바다 방류에서 제외됐고, 2017년 6월 이후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수족관 퍼시픽랜드에서 위탁 관리해 왔다.

서울대공원은 위탁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1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고 태지의 거취를 모색해 왔다. 토론회에는 동물단체와 환경단체 7곳을 포함해 고래연구센터, 제주대, 해양수산부 등이 참가했다. 홍콩 오션파크 수석수의사, 세계포경위원회 과학전문위원 등 해외 전문가도 두 차례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김보숙 서울대공원 동물기획팀장은 “제돌이 등 과거 세 차례 돌고래 방사는 방류라는 방향이 명확했지만 태지의 경우엔 거취를 결정하기 어려워 많은 토론이 필요했다”면서 “바다 방류, 바다쉼터 조성, 수족관 잔류 등 세 가지 방향이 팽팽히 부딪혔지만 태지의 나이(20세로 추정)와 현재 활동 상태, 스트레스 최소화 등을 고려해 수족관에 남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나오미로즈 세계포경위원회 과학전문위원은 5차 토론회에서 한국은 해양조건상 바다쉼터 조성이 어렵고, 방류 또한 태지 나이와 10년 이상 수족관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 한 마리의 거취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모여 다섯 차례나 토론회를 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안을 찾아나간 이번 과정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점차 늘어나는 국내 동물복지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하나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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