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發) ‘조국(청와대 민정수석·사진) 총선 차출론’이 여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내년 총선이 1년 남짓 남았지만, 최대 격전지인 부산 경남(PK) 선거를 위해 조 수석이 선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PK 선거에 문재인정부의 상징적 인물을 내보내 승기를 잡고, 총선 전체를 승리로 이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사검증 논란 한복판에 있는 조 수석에게 명예로운 퇴로를 열어주려는 여당의 신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조 수석 차출 여부에 대해 “본인이 정치적 의지를 갖고 하겠다고 하면 하는 것”이라며 “차출하고 쓴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본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에 나와 “그런(조 수석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정수석을) 영원히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도 “우선은 민정수석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좀 더 추후에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영입’ 깃발을 처음으로 꺼내든 전재수 민주당 의원(부산시당 위원장)은 더 적극적이었다.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산에 안정적으로 민주당이 뿌리를 내리려면 부산시민들이 ‘민주당이 최상의 후보를 내는구나’라고 생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조 수석 영입이 필요하다”며 “(조 수석과도) 이래저래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조 수석 차출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PK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자는 취지다. PK에서는 문 대통령이 2012년 총선 당시 부산 사상에서 초선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했다. 민주당은 이후 2016년 총선과 2018년 보선에서 부산 지역구 의원을 6명이나 배출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선되면서 민주당은 ‘전국정당’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여전히 PK는 민주당의 험지다. 4 3 보궐선거에서도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단일화 끝에 가까스로 범여권이 승리했다. 전 의원은 “부산·경남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만 예외적으로 (민주당에) 꽃밭이었지 30년간 자갈밭이었다”며 “PK에서는 선거 때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더블스코어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조 수석이 야당의 공세로 더이상 상처를 입기 전에 출마 쪽을 선택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원은 “조 수석이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완강하다”면서도 “상징적 인물이고 대통령의 신임이 깊으니까 상처가 커지기 전에 출마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조 수석이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으로 2년 가까이 근무했고, 야당의 전방위적 공세에도 대통령 신임을 확인했기 때문에 물러나더라도 명예퇴진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 장하성 전 정책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등 1기 참모 대부분은 이미 청와대를 나왔다.

일각에서는 ‘조국 차출론’이 나온 시점이 미묘하다는 분석도 있다. 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하고,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마저 검증 논란이 일면서 한국당은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국회 교착 상황을 풀고, 조 수석의 명예로운 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차출론’을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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