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삶은
하얀감자를
한 개만 먹어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럽고
넉넉해지네

고구마처럼
달지도 않고
호박이나 가지처럼
무르지도 않으면서

싱겁지는 않은
담담하고 차분한
중용의 맛

화가 날 때는
감자를 먹으면서
모난 마음을 달래야겠다

이해인의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열림원) 중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시인은 부산에서 수녀로 살고 있다. 1970년 동시로 등단한 그는 시집 ‘민들레의 영토’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작은 기도’ 등과 산문집 ‘꽃삽’ ‘기쁨이 열리는 창’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등을 냈다. 맑고 따뜻한 글로 사랑받아 왔다.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음식에 관한 시를 모은 ‘맛있는 시’(나무생각)에 새로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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