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동네 벗어나 지역 교회로… “진짜 예배 제대로 세운다”

제자 훈련에 힘쓰는 서울 주내힘교회

김남국 주내힘교회 목사와 교역자들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교회에서 손가락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서찬극 황시온 김남국 김정환 김지원 김승헌 목사.

김남국(57) 주내힘교회 목사는 작지만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약수동에 위치한 교회를 방문했을 때 받은 인상도 김 목사와 비슷했다. 교역자부터 성도들까지 성경 말씀으로 다져진 단단함이 느껴졌다.

김 목사 등 교역자들은 각종 양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 성도들의 신앙 성숙을 돕는다. 성도들의 평균 연령은 40대이고 전 교인의 3분의 2가 청년일 정도로 교회는 젊다.

주내힘교회의 양육 프로그램은 다른 교회에도 소문이 나 멀리서부터 훈련을 받기 위해 찾아온다. 김 목사도 “지역의 개념을 동네로 잡는 건 구식”이라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역의 개념을 지하철로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로 넓게 잡았다”고 말했다. 직장도, 맛집도 필요하면 1시간 걸려서도 가는데 다닐만한 교회, 참여하고 싶은 좋은 프로그램이라면 조금 멀어도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저녁에는 평일인 화요일인데도 120여명의 성도가 제자훈련 강의를 듣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 저녁 이곳에선 둘로스선교회가 주관하는 둘로스훈련학교가 열린다. 지난 2월 26일부터 9주 동안 진행된다. 이날은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DT(제자훈련)코스가 열렸다. 여기서 신앙의 개념을 명확히 잡은 성도들은 영적 지도자로 훈련받는 LT(리더십)코스를 들을 수 있다.

이곳에선 훈련학교란 명칭만큼 체계적이고 탄탄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수강생들은 매일 성경 말씀을 읽는다. 신앙의 개념을 공부하면서 말씀도 함께 채워가야 공허함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삶 속에서 해왔을 신앙적 고민도 매주 주제별 강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강연은 기도의 방법,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는 법, 순종, 예배, 균형 잡힌 신앙의 삶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배수정(31·여)씨는 1시간 걸려 이 강의를 들으러 온다. 그는 “다른 교회에 다니고 있지만, 이곳 제자훈련이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아 수강하고 있다”며 “이 시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경계해야 할 부분들을 다루고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 외에 매년 가을 성도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반을 개설한다. 5명의 교역자가 5년 단위로 커리큘럼을 짠다. 성도들은 8~10주 과정을 통해 신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양육을 꼭 받으라고 권면한다. 신앙심이 단단한 성도들로 키우기 위해서다. 머리만 커지는 훈련은 지양한다. 그래서 기독교인의 윤리, 영적 분별력 등의 훈련을 모든 과정에 넣었다. 교회 모임이 끝난 후에는 성도들에게 청소와 설거지 등을 맡겨 교회 일에 직접 참여하게 한다. 그는 “성도들에게 빠른 성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신앙이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신도 제자훈련 과정을 시작한 배경에는 말씀을 경시하는 경배와 찬양이 아닌 진짜 예배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김 목사의 소명이 있었다. 제자훈련에 필요한 교안을 만드는 데만 5년 넘게 걸렸다. 이후 15년 동안 계속 연구하며 보완했다. 그는 “말씀에 갈급한 성도들을 위해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목사의 권위도 결국 말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쇠퇴하는 가운데서도 더욱 하나님께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이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세대에 대한 김 목사의 소신은 확고하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교회에 대한 청년들의 자부심이 무너진 것”이라며 “청년들이 바라보는 우리 교회의 상(象)이란 게 있다. 어른들이 여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세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면 청년들이 자부심을 갖고 그 교회에 정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년들이 교회에 오면 숨통이 트인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야 자연스레 교회에 정착하고 결혼해 아이도 낳는 등 다음세대의 주역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

2017년 1월 김남국 목사가 둘로스선교회가 주관하는 ‘바이블세미나’에서 성경 강해를 하는 모습.

김 목사는 앞으로 공동체가 줄어들고 사회가 개인화돼 청년세대가 더 외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회는 청년들이 외롭지 않도록 믿음으로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말씀으로 양육해야 한다. 다음세대가 세상과 싸울 때 한편이 돼주고 버틸 수 있는 힘이 돼주는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어 줘야 한다.

김 목사도 서울장신대 재학 시절 동료들과 함께 만든 둘로스선교회를 통해 공동체와 연합의 힘을 체험했다. 함께 성장한 동료들은 신앙과 사역의 고비 때마다 큰 힘이 됐다. 하나님도 “너희가 평생 연합해 내가 마음대로 사용할 종들이 되길 원한다”는 마음을 주셨다.

하지만 추상적인 연합은 지양한다. 상호 희생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연합을 추구한다. 주내힘교회의 비전도 개교회의 성장에만 있지 않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과 연합하고 선교단체들과 협력해 하나님의 영광을 열방에 드러내려 한다.

그는 “다음세대에 참된 그리스도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휘청거릴 것”이라며 “하나님 안에서 힘을 모아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며 참된 그리스도인을 키우는 게 우리 교회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