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드라마 ‘스카이 캐슬’ 열풍으로 고액 입시 컨설팅을 비롯한 사교육 문제가 대두되자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1~3월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안양시 일대 등을 훑고도 불법 컨설팅 사례 4건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선행학습 유발 광고 등 불법을 저지른 학원들에는 1700여만원을 부과했다. 적발된 곳이 28곳이니 평균 60만원 수준이다. 정부가 드라마로 들끓던 비판 여론을 모면하려고 ‘쇼’를 벌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교육 시장에 이번에도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교육부가 내놓은 ‘2019년 1~3월 학원 등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점검 결과’ 자료를 보면, 컨설팅 업체 5곳에서 4건의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교육부는 “무등록 입시 컨설팅 업체로 교육청에서 형사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학원은 모두 28곳에서 72건이 적발됐다. 등록말소나 폐지, 교습정지 철퇴를 맞은 업체는 단 1곳도 없었다. 벌점·시정명령 37건, 행정지도 32건, 과태료 10건으로 집계됐다(중복 조치 포함). 과태료 총액은 1725만원이었다.


초라한 실적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4일 단속 방침을 발표하며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소방청 등이 합동 점검한다”며 “단속 대상은 선행학습 유발 광고, 거짓·과대광고 보습학원 및 입시학원(입시 컨설팅 학원 포함) 고액 유아 대상 학원(외국어, 놀이) 등”이라고 명시했다. 서울 강남 4구와 양천구, 전국 대도시의 학원 밀집 지역을 모두 단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단속은 딱 9일뿐이었다. 1월은 29~31일, 2월은 26~28일, 3월은 26·27·29일이었다. 지난 1월 단속 계획을 밝힐 때 3개월 내내 진행할 것처럼 홍보한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교육부는 “점검 대상 및 점검 기간은 대외적 상황에 따라 탄력적 운영”이라고 적시, 빠져나갈 구실은 만들어 놨다.

교육부는 정부 합동 단속은 성과가 미미하지만 시·도교육청들의 상시 단속 실적은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업체 8만8390곳을 점검해 행정처분 1만5182건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교육청들이 진행하는 단속 계획이 있음에도 대대적으로 합동 단속을 홍보하고 여론이 잠잠해지자 손을 뗀 것이다. 교육시민단체들은 합동 점검 발표 당시 “점검 대상과 기간을 홍보해 불법행위를 은폐할 조건을 제공한 단속으로 실효성은 미미할 것”이라고 꼬집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교육부는 교육청 단속을 얘기하지만 선행학습 유발 광고나 불안 마케팅은 여전하다. 세종시의 한 보습학원은 교육부 코앞에서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플래카드를 걸기도 하고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 선행학습 광고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제도 미비와 ‘보여주기 식 행정’ 등이 맞물려 1인당 사교육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집권한 2017년과 지난해 27만2000원에서 29만1000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