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이들을 유치하는 불법 브로커도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성형외과 쪽에 이런 브로커가 많은데 적발돼도 처벌이 쉽지 않다. 외국인 환자가 가장 불만스러워하는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술부위별 단가를 공개하고 있지만 이 비용으로 수술받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수가 2017년 대비 17.8% 늘어난 37만8967명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된 2009년 이후 누적 외국인 환자 수도 200만명을 넘겼다.

피부과, 성형외과 환자는 1년 새 각각 47.0%, 37.1%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중국인 환자의 43%가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찾았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불법 브로커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영역도 성형외과와 피부과다. 주로 SNS에 광고글을 올려 환자를 모집하고 소개 명목으로 병원과 환자에게서 수수료를 받는다. 강남의 모 유명 성형외과에선 불법 브로커들이 데려온 중국 환자가 줄을 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의료법상 불법 브로커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실제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5년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불법 브로커 31명이 검찰에 송치됐는데 이 중 25명은 무혐의 처분되거나 기소유예됐다. 혐의가 인정된 피의자 6명 중 5명은 벌금 100만원에 불과한 처벌을 받았고 1명에 대해 벌금 2000만원이 내려졌다.

정부는 2014년 외국인환자유치 불법브로커 신고센터를 열고 2016년부터 신고포상제를 도입했다. 단속이 어려운 만큼 신고라도 들어와야 점검할 수 있는데 신고는 연간 5, 6건에 불과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센터로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로 이관하는데 대부분 무혐의 등으로 자체 종결된다”고 했다. 현금거래가 많아 증거불충분인 경우가 대다수다.

불법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환자는 통상보다 높은 가격에 수술을 받는다. 외국인환자유치 정보시스템인 ‘메디컬코리아’에 부위별 수술비가 공개돼 있지만 성형수술은 비급여 항목이 많다 보니 공개된 가격으로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2018년도 외국인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온 항목도 ‘진료비’였다.

외국인 환자는 수술 후 부작용을 겪어도 사후관리가 안 된다. 1주일 정도 기간을 정하고 한국에 들어와 수술한 뒤 바로 출국해 자국에서 부작용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해결하려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해 지원받아야 하는데 해외에서 이 제도를 활용하긴 쉽지 않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수사권이 없다 보니 신고를 받으면 현장점검을 나가는 선에서 불법 브로커를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김주경 박사는 “인터넷상에서 외국인 환자를 모집하는 광고글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식으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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