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전 대통령 석방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정농단 재판 구속기간 만료를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보수 진영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공론화하려 한다. ‘박근혜 근위병’으로 통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이에 호응해 형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박 전 대통령은 역대 구속됐던 대통령 중 최장 수감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오랫동안 구금된 전직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고, 몸도 아프시다.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 국민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석방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문종 의원도 회의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단결 운운하는데, 보수의 아이콘으로 우리와 함께 정치한 지도자에 대해 우리 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미 내부적으로 법리 검토를 벌여 박 전 대통령 석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직권남용 등 혐의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됐다. 2심까지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이 선고됐다. 지난해 9월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뒤 세 번째 연장됐던 구속기간은 16일 밤 12시로 만료됐다. 이 사건만 있었다면 17일 0시를 기해 석방될 수 있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때 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된 상태다. 16일까지는 국정농단 사건 ‘미결수’로, 17일부터는 확정된 2년형에 따른 ‘기결수’로 수감생활이 계속된다는 뜻이다.

황 대표 지시를 받아 법리를 검토한 최교일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공천 개입 혐의가 애초 구속영장에 포함돼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재판이 진행됐다면 이번에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났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공천 개입으로 받은 2년형 이상을 미결수로 구금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석방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서울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와 경추부 척수관 협착으로 수차례 통증 완화 치료를 받아왔으나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며 “불에 데인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신청서에 적었다. 그는 국민통합 명분도 내걸었다.

형사소송법 제471조는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에 검사가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르면 다음 주에 법조계와 학계, 의료계 등으로 구성된 형집행정지 심사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3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내려졌던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길자씨의 ‘호화 수감생활’ 파문 이후 형집행정지 요건이 강화된 상태다.

앞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사태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내란, 뇌물죄 등 혐의로 1995년 11월, 12월 차례로 구속됐다가 수감 2년이 갓 지난 1997년 12월 사면으로 풀려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349일 만인 지난 6일 보석으로 일단 석방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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