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법인, 학생·교수 상대 거액 소송 제기

매각 반대 신학대 학생회장 등 상대 3억원 소송 내고 손배액 상향 검토중

안양대 학생 150여명이 지난 16일 안양대 수봉관 법인사무국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김광태 이사장 등에게 매각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TF48 제공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안앙대 타 종교재단 매각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안양대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신학대 학생회장과 교수 등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격분한 학생들은 법인 사무국을 지난 16일부터 3일째 점거 중이다. 안양대를 운영하는 우일학원은 지난해 8월과 12월 대진성주회 측 이사를 각각 2명씩, 총 4명을 선임했다. 이들은 이력서에 경력 일부를 누락하거나 허위 이력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국민일보 3월15일자 33면 참조)

18일 안양대 매각반대연합인 ‘TF48’과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광태 우일학원 이사장은 지난 3일 왕현호 신학대 학생회장과 비대위에 소속된 교수와 목회자 등 7명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손해배상액을 상향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일학원 측 법률대리인은 고소장에서 “피고들은 신학부를 기반으로 학내 정치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세력”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총장과 이사진 자리를 꿰차기 위해 이사장과 이사진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안양대 비대위가 제기했던 이사장직 직무정지가처분 소송과 언론 보도 등으로 김 이사장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덧붙였다. 안양대 비대위와 학생 측은 “민사소송과 언론중재위 제소 등 법적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 소식이 전해지자 안양대 학생들은 술렁이고 있다. 학생 150여명은 16일 오전 수업을 거부하고 법인 사무국이 있는 수봉관 6층을 찾아가 대화를 요구했다. 우일학원 관계자들이 응하지 않자 그 자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장병일 총장과 면담을 가졌다.

장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학생들의 주장이 아예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정황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 학생과 교수들이 갖고 있는 오해를 차분히 풀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매각 의혹의 핵심인 우일학원 관계자들은 여전히 학생들과 대화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18일 오전 법인국장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왕 학생회장은 “학교 관계자들이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점거를 지속하면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만 되풀이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왕 학생회장과 학생들은 이날 ‘불법 매각과 방만 경영에 대해 사죄하라’는 의미로 삭발을 한 뒤 검정색 옷을 입고 ‘학생 주권 장례식’을 열었다.

학내외 교수와 학생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교수들은 점거 농성을 하는 학생들에게 음식과 지지성명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안양대 교수협의회(회장 정일훈 교수)는 16일 성명을 내고 학생들의 활동을 지지했다. 총신대 총학생회도 지지성명을 통해 연대를 촉구했다.

안양=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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