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석(왼쪽) 조용호(오른쪽) 헌법재판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본인들의 퇴임식에서 유남석(가운데) 헌법재판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조용호(64·사법연수원 10기) 서기석(66·11기) 헌법재판관이 18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공식 퇴임했다. 2013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 지명으로 헌재에 입성한 두 사람이 헌재를 떠나면서 지난 정부 구성된 5기 헌법재판소는 막을 내렸다. 두 사람의 후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헌재는 공백없이 19일부터 새 재판관이 합류한 9인 체제를 시작할 전망이다. 9명의 재판관 중 6명이 정부여당 측 추천인사로 꾸려지게 된 헌재의 판단에 진보색채가 짙어질지 주목된다.

조 재판관과 서 재판관이 이날 퇴임하면서 헌재는 문 대통령이 지명한 유남석 헌재 소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이은애 재판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기영 재판관,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종석 재판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선애 재판관,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이영진 재판관이 남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난 정부 대법원장인 양 전 대법원장 몫의 재판관 외에 4명은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이번에 지명한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도 진보적 색채를 가진 이들로 볼 수 있다. 앞으로 헌재가 진보 성향 6명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정족수는 6인이다. 다만 재판관의 이념 성향을 기준으로 사안별 위헌 판단을 예단하긴 어렵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사형제에 대해 “종신제를 도입해 대체할 필요가 있다”며 진보 성향의 답변을 한 반면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 형법에 대해서는 기존의 합헌 의견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양심적병역거부에 이어 최근 낙태죄까지 굵직한 사안들이 기존 구성원 하에서 위헌 판단이 내려졌다. 이날 퇴임한 조 재판관과 서 재판관도 보수적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낙태죄 사건에서는 조 재판관은 합헌, 서 재판관은 헌법불합치로 의견이 갈렸다.

문·이 두 후보자의 헌재 입성은 기정사실화됐지만 이 후보자가 검찰에 고발돼 향후 현직 헌재재판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전례없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는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한편 서 재판관은 이날 퇴임식에서 “지난 6년간 우리 사회는 극심한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겪었고 이것이 해결되지 못한 채 헌재로 쏟아져 들어왔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 재판관도 “그동안 내린 결정에 대해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움이 앞서는 한편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벗는다는 홀가분한 느낌도 있다”고 밝혔다.

조민영 이가현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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