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흉기난동 사건 희생자의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18일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전재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 혐의를 받는 안인득(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전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안씨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군청색 점퍼에 마스크를 하고 후드를 눌러쓴 모습으로 나타났다. 흉기를 휘두른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그동안 불이익을 당해오다 화가 많이 나 그렇게 했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한 뒤 취재진을 향해 “제대로 밝혀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진주경찰서는 안씨가 범행을 미리 계획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안씨가 범행 2~3개월 전 흉기를 준비했고 범행 몇 시간 전에 휘발유를 구입한 뒤 불을 지른 점을 들어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이 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선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주로 연약한 부녀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계속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극도의 피해망상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정상인처럼 보이나 장시간 대화 시 일반적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안씨의 현재 정신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안씨 관련 112신고 횟수에 대해 피의자 특정이 되지 않았던 사례가 추가 확인돼 당초 7회에서 8회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범행 전 경찰의 소극적 대처를 지적하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 진상 조사를 하고 조사해서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날 오전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을 마친 뒤 항의하는 유족 측에 이같이 답변했다.

또한 이날 오후 경남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안씨의 실명,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얼굴은 별도로 사진을 배포하지 않고 언론 노출 시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한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5명의 희생자들은 19일과 20일 발인한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희생자 황모(74), 이모(58·여)씨와 최모(18)양은 19일 오전 8시30분 함께 발인하기로 했다.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희생된 김모(64)씨와 금모(12)양 유가족은 20일 오전 7시에 별도로 발인한다.

진주=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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