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된 북한의 무기.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방과학원을 찾아 ‘신형전술유도무기’ 개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외무성이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힐난하며 협상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 연속 군 관련 시설을 시찰하며 저강도 대미 압박 시위를 이어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하노이 수뇌회담 교훈에 비춰봐도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한다”며 “미국과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니라 의사소통이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김 위원장의 대미 입장과 관련해 “미국이 올해 말 전에 계산법을 바꾸고 화답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만 사람이 명백히 이해하고 있는 때에 폼페이오만이 혼자 연말까지 미조(미·북) 사이의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함부로 지껄임)으로써 저질적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냈다”고도 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김 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계속되는 대미 압박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대화 의지는 살려두면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양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미 상원 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비난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외무성 성명이 아닌 기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발표한 것을 보면 실제로 협상 파트너 교체를 요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최근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북한의 불만 표시이자 ‘경거망동을 자제하라’는 수준의 경고성 언급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공군부대를 불시 방문했던 김 위원장은 17일 국방과학원을 찾았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무기 개발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이 담긴 협상안을 가져올 때까지 경제는 자력갱생으로, 군사는 첨단무기로 버티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그러나 신형전술유도무기가 어떤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 군 관계자는 “신형 무기의 제원이 드러나지 않아 현재 분석 중”이라며 “각종 탐지자산에 포착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단거리 순항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거리 20㎞ 정도의 신형 지대지 미사일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다목적 순항미사일을 사거리를 줄여 쐈을 가능성도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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