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폭탄 테러’ 개신교 교회도 피해… “기독교 대상 테러 본격화 우려”

현지 선교사들 불안 속 기도 요청

스리랑카 군인들이 부활주일인 21일(현지시간) 폭탄테러가 발생한 수도 콜롬보 성안토니우스 성당 주변을 경계하며 사람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AP뉴시스

스리랑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교사들이 21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참담함과 침통함 속에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이번 테러로 가톨릭교회 2곳과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 한 곳이 피해를 입어 160여명이 사망했다. 호텔 등에 대한 테러까지 포함한 전체 사망자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290여명이다.

최선봉 선교사는 22일 “스리랑카 정부가 전날 내렸던 통행금지령을 해제했지만, 수도 콜롬보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테러는 부활주일 오전 8시30분쯤 발생했는데 대부분 교회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면서 “테러 직후 경찰들이 시내의 교회로 출동해 교인들을 대피시키면서 부활주일 예배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교회인 콜롬보피플스교회와 갈보리교회 등에서도 예배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선교사는 “스리랑카 전체 인구 중 범기독교인은 7.4% 수준이며 이 중 개신교인은 1.3% 정도”라며 “현지 교인들은 기독교를 대상으로 테러가 본격화되는 게 아닌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인웅 선교사도 “스리랑카에 오래 거주했던 사람들은 2009년 종식된 ‘29년 내전’을 떠올리며 불안해한다”며 “악몽의 재현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와 경제 악화 등 불안 요소가 많아 자칫 국민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다. 기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A선교사(54)는 “바티칼로아 시온교회에선 이번 테러로 14명의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사망했다고 들었다”며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어떻게 이들을 위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선교사 파송 단체에 ‘사역자 신변 안전 요주의’를 공지하고 ‘개인 위기 대처에 충실할 것’ ‘본부와 지부의 위기관리팀 가동을 준비할 것’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할 것’ 등을 당부했다.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는 성명을 발표하고 “스리랑카 교회,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스리랑카교회협의회 에벤에셀 조지프 총무에게 연대 서신을 발송하고 “부활주일에 예배 처소를 목표로 테러를 저질렀다는 것에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도 “테러로 존귀한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인종이나 문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거나 테러를 자행하는 이들을 규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신상목 장창일 우성규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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