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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기도 고양 서울시립승화원에서는 홀로 사망한 이모(74)씨와 조모(74)씨가 화장됐다. 서울 영등포 쪽방에서 살던 이씨는 지난 2월 성북구의 한 병원에서, 조씨는 지난달 동작구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이씨는 한 교회에 본인의 장례를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조씨에게는 연고자가 있었지만 모두 시신을 포기했다. 시민단체 ‘나눔과 나눔’, 서울시의 위탁을 받은 ‘정담의전’이 둘의 시신을 운구했다.

고령화의 진행과 함께 무연고 사망자 가운데 노인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1인 고령자 가구 증가, 노인 빈곤율 악화, 이웃과 단절되는 세태가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한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진행해온 박진옥 나눔과 나눔 사무국장은 23일 “종전까지는 무연고 사망을 40, 50대 중장년층의 문제로 인식했는데, 이젠 60대의 문제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의 비중은 실제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3년 36.0%였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42.4%였다. 박 사무국장은 “중장년층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빈곤과 고립이 노년층으로 연장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눔과 나눔은 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시민단체는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382명의 장례를 지원했는데, 월별로는 8월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용구 나눔과 나눔 전략사업팀장은 “노인을 중심으로 온열 환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시민단체가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을 만나보면 외환위기 당시 경제력을 잃은 가장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가족에게 빚이 독촉되는 걸 꺼려 스스로 가정을 등진 사례들이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되면 단절은 심화된다. 부 팀장은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면목이 없어 못 돌아간다. 나를 가족 취급 안 할 것’이라고 말하던 이도 있었다”고 했다.

지자체가 무연고 사망자의 연고자를 찾는 동안 시신은 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 있게 된다. 대개 하루 8만원의 요금이 매겨진다.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 병원비가 정산되지 않은 사례도 있어 시신 인수 비용이 수백만원으로 불어날 때도 있다. 이런 때 난색을 표하는 연고자들도 있다. 부 팀장은 “무연고 사망은 노인 빈곤, 고령화, 단절 등 한국 사회 모순들의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나눔과 나눔 사무실에 66세 남성이 갑자기 찾아왔다. 스스로를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그는 “조카들에겐 내 죽음을 부탁하기 어렵다”며 “고독사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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