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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고용 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처한 고질병이 여실히 드러났다. 질 좋은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포화상태에 빠진 서비스업 일자리도 내림세다.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교육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고령자들은 ‘질 낮은 일자리’로 밀려나는 중이다. 그나마 정부가 재정을 써서 만든 보건복지서비스업이 일자리 수를 늘렸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보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임금근로자는 지난해 하반기 398만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명 감소했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 경기도 둔화하면서 고용 시장의 뼈대인 제조업 일자리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더 세밀히 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임금근로자는 전년 동기 대비 7.6%,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은 4.6% 줄었다.

경기에 민감한 일부 서비스업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대표적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업에 종사하는 임금근로자는 227만명으로 2017년 하반기보다 4.5% 감소했다. 최저임금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임금근로자는 9만3000명 줄었다. 사업지원서비스업 종사자는 94만8000명으로 1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이 가운데 고용 알선 및 인력 공급업의 취업자는 63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나 추락했다.


여기에다 저출산이 일자리 시장에 서서히 먹구름을 드리운다. 초등 교육기관 취업자는 45만1000명으로 4.5%, 일반 교습학원 일자리는 6.5% 줄었다. 통계청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저출산으로 아동 수가 줄면서 교육서비스업 시장 위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2017년 하반기 187만6000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202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취업자는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정책 효과다. 다만 한 달에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취업자가 22.9%에 달한다. 이 비중은 1년 전보다 1.6% 포인트 상승했다. 양으로는 증가했지만 질도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질 낮은 일자리는 대부분 고령자 몫이다. 5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산업은 농업(123만9000명)이었다. 농림어업 취업자의 경우 월급이 200만원도 되지 않는 비중이 73.8%에 달한다. 그마저 상용직이 아닌 임시·일용직이 많다. 그만큼 노동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미다. 소매업과 음식점·주점업, 운송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고령자가 많이 취업해 있는 다른 산업 역시 일자리의 질이 낮다고 손꼽히는 업종이다. 정 과장은 “다만 고령자 중에는 자영업자도 많기 때문에 모든 고령 취업자의 일자리 질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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