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밤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 규탄하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은 여당과 다른 야3당이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인하자 “좌파독재 장기집권의 패스트트랙이 열렸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청와대를 찾아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패스스트랙 저지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2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열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대구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의총장에 나온 황교안 대표는 “1여 4야인 줄 알았더니 이제 4여 1야가 됐다. 막가는 판”이라며 “말로 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싸워 이길 때까지 정말 목숨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민주당은 (총선) 심판을 피하고자 악법으로 총선 결과까지 조작하려 한다”며 “우리 당과 일대일 승부로는 승산이 없으니 2중대, 3중대, 4중대까지 만들어 친문 총선연대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부터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며 “거리로 나서야 한다면 거리로 갈 것이고, 청와대 앞에서 천막농성을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까지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태우겠다는 것은 합의제 민주주의를 철저히 짓밟는 짓”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좌파정당 연합이 구축되면 국회는 거수기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공수처 법안이 패스스트랙에 태워지는 순간 민주주의 붕괴 270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고도 했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안은 지정 270일 이후부터 국회의장 결정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소집한 간사회의에 참석해 “민주당연대가 선거제를 패스스트랙에 태우면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의사일정 합의를 전면 거부하고 퇴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총이 끝난 뒤 청와대 앞 분수대로 이동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당은 이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완료 시한으로 정한 25일까지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또 지난 토요일(20일)에 이어 27일에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2차 집회를 개최키로 하고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4월 국회도 성과 없이 끝날 공산이 커졌다. 당장 25일 정부가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 현안 논의도 ‘셧다운’될 것으로 보인다.

지호일 박재현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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