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 함정 진수식에서 연설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오른쪽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상원 정례회의 등 일정을 마치고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AP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사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SCR) 서기를 만난다. 문 대통령은 파르투셰프 서기로부터 북·러 정상회담 상황을 공유받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파트루셰프 서기가 25일 서울에서 한·러 고위급 안보회의를 갖는다”며 “파트루셰프 서기는 문 대통령도 예방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9월 한·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파트루셰프 서기를 접견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파트루셰프 서기는 구(舊)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 인사로, 후신인 연방보안국(FSB) 장관을 역임했다. 2008년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연방안보회의 서기에 발탁돼 러시아 내 한반도 정책에 관여해 왔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정 실장의 카운터파트로 통한다. 한·러 고위급 안보회의는 양국 안보실 간 이어온 정례 협의로, 이번이 다섯 번째다. 네 번째 회의는 지난해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됐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문 대통령과 정 실장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성사 배경과 의제 등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한·러 고위급 안보회의가 북·러 정상회담과 같은 날에 잡힌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며 “파트루셰프 서기는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 있어 러시아의 의견과 북한의 속내 등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한·러 안보 책임자 회동과 관련해 “모든 회의가 의미없이 진행되리라 생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파트루셰프 서기는 이번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 방한과 한·러 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세부 조율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러 안보 당국은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추진 중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러시아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방러를 계기로 북한 비핵화 협상 주체가 러시아를 포함한 6자회담으로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섣불리 언급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3일 귀국한 문 대통령은 24일 공개 일정 없이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는 북·러 회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대북 특사 파견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북한이 27일 남북 정상회담 1주년 기념행사 참석 여부를 회신하지 않으면서 문 대통령도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 물밑접촉을 통해 4·27 행사를 포함한 여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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