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이상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25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나서면서 복도에서 농성 중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오 의원 옆은 유승민·이혜훈·지상욱 의원. 뉴시스

바른미래당은 25일로 사실상 와해 상태에 빠져들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선거제·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발의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찬성파와 반대파의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특히 이날 김 원내대표가 반년 이상 사개특위 논의에 참여해 온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나란히 교체한 것이 누적된 갈등 폭발의 기폭제가 됐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여야 4당 합의안 추인 여부를 논의하는 의원총회에서도 거듭 “위원 사·보임은 없다”고 약속해 놓고도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이날 오 의원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원 연판장에는 의원 13명이 서명했다. 당원권 정지 등으로 제외된 4명을 빼고 현재 활동 중인 의원 24명 가운데 과반이 손학규 대표와 김 원내대표에게 반기를 든 셈이다.

당의 ‘입’ 역할을 하는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당을 분열로 몰고 가고 사분오열되는 모습에 참담했다”며 대변인 직에서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오 의원 사·보임 반대에 동의했다”며 “당이 살자고 나선 길이 오히려 당을 분열시키고 무너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했다.

오 의원 교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던 와중에 사개특위 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권 의원이 돌연 사·보임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권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다들 이성을 상실한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협상을 강제로 중단했고, 사·보임계 제출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은 “권 의원이 전화해 본인이 강제로 교체됐다고 말했다”며 “국회법을 이렇게 무시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김 원내대표와 그에 동조하는 채이배·임재훈 의원은 모두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들이 저지른 불법에 대해 끝까지 몸으로 막겠다”고 했다.

앞서 사개특위 위원에서 제외된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추악하고 도저히 상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이것은 온 국민이 직시하고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동 의원은 “권 의원은 당 정책위원장이고, 오 의원은 사무총장이고, 저는 원내수석부대표”라며 “이 3명이 동의하지 못하는 중차대한 법을 무엇을 위해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지 국민이 분명히 인식하고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심야에 긴급 회동을 갖고 “당내 민주주의가 아주 심각한 위기 상황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26일 원외 지역위원장 50여명이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은 쪼개지지 않는다. (당내 반발은) 결국 지도부를 내리고 새로운 당권을 차지하겠다는 그런 의사라고 본다”고 맞섰다. 이어 “우리 당의 단합을 위해 내일부터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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