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를 못할 뿐이지 눈에는 늘 눈물이 흐른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은 눈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소중한 존재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사람이 평생 흘리는 눈물의 양은 약 70ℓ에 이른다고 한다. 눈물에는 눈을 보호하는 온갖 면역물질도 들어 있다. 과학계에선 눈물 성분인 락토페린을 암 치료제로, 리소자임과 리보뉴클레아제를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이 같은 생리적 눈물뿐 아니라 슬플 때나 기쁠 때도 감정의 눈물을 흘린다. 눈물은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상징한다. 그래서 단테가 “악마는 울지 않는다(Devil never cry)”고 한 게 아닐까. 하지만 사람뿐 아니라 바다수달 등 일부 동물도 감정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눈물은 눈 밖으로 배출되기도 하고 눈물주머니와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때문에 눈물을 흘릴 때는 콧물도 함께 나오기 마련이다. TV 드라마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되는데 콧물이 함께 나오지 않으면 진심으로 우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사람은 눈물에 약하다. 눈물은 사람의 동정심과 측은지심을 자극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눈물을 보고 기꺼이 지갑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학은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눈물을 이용했다. 이런 위선적 눈물을 일컫는 말이 악어의 눈물이다. 이 말은 ‘나일악어는 사람을 잡아먹은 후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서양 전설에서 유래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이 전설을 햄릿, 오셀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 여러 작품에 인용했다.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슬퍼서 우는 게 아니다. 악어는 다른 동물과 달리 침샘과 눈물샘이 매우 가까이 있어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릴 때 침샘이 눈물샘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한다. 얼굴 신경 마비 후유증으로 침샘과 눈물샘의 신경이 뒤얽혀 침과 눈물을 함께 흘리는 증상을 의학용어로 ‘악어의 눈물 증후군’이라고 한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구속 전 결백을 주장하는 눈물의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그가 흘린 눈물은 악어의 눈물로 판명났다. 대중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이제부턴 눈물을 흘릴 때 콧물도 같이 흘리는지 봐야 하나.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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