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가 내년부터 모집인원의 12%로 제한했던 여학생 선발 비율을 폐지하고 성별 구분 없이 신입생(50명)을 선발한다. 이에 맞춰 그간 논란이 됐던 여성의 팔굽혀펴기 자세를 변경하는 등 체력검사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선 성별 간 체력검사의 과락기준 등에 차이가 여전해 여경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대가 29일 발표한 ‘2021학년도 경찰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의 체력검사 기준에 따르면 여성은 무릎을 땅에서 떼고 정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하는 대신 과락대상인 최저점(1점)의 기준은 11개 이하에서 6개 이하로 낮아졌다. 남성은 분당 13개 이하에서 15개 이하로 높아졌다.

악력의 경우 남성의 최저점이 38㎏ 이하에서 39㎏ 이하로, 여성은 22㎏ 이하에서 24㎏ 이하로 높아졌다. 신설된 50m 달리기의 최저기준은 ‘남성 8.69초, 여성 10.16초’, 20m 왕복 오래달리기는 ‘남성 34회 이하, 여성 23회 이하’로 정했다.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 형사과의 한 경위는 “(팔굽혀펴기 때) 무릎을 떼는 대신 과락기준 개수를 6개로 낮춘 것은 조삼모사 정책”이라며 “경찰의 임무가 국민의 안전 수호와 직결된 만큼 해외처럼 성별 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뉴욕)과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는 경찰 채용 시 남녀의 체력시험 기준이 같다.


‘경찰대·간부후보 남녀 통합선발을 위한 체력기준 마련’ 연구용역을 맡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가 앞서 경찰의 각 부서 실무자 25명과 심층면접을 한 결과 체력이 약한 여경에 대한 우려를 표한 이들이 많았다. 한 실무자는 면접에서 “여경이 파트너로 선정될 경우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남성과 비슷한 체력요건을 갖춘다면 여경에 대한 불신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경의 비율이 늘어나면 범인을 제압하거나 물리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남경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별이 아닌 직군별로 체력기준을 달리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버수사처럼 강한 체력보다 섬세함 등을 요구하는 직군이 얼마든지 있다”며 “특공대 등을 구성할 때는 남녀 구분 없이 강한 체력을 가진 이들을 뽑는 것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관계자는 “향후 축적될 체력검사 실측자료를 분석해서 남녀 간 동일한 기준 적용 여부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연령에 따른 입학 제한이 완화돼 기존 21세 미만에서 42세 미만으로 입학 상한 연령이 높아졌으며 기혼자의 입학도 가능해진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