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를 키워 보니 아기들은 발 떨어질 때와 입 떨어질 때가 가장 예쁘다 싶습니다. 기어 다니던 아기가 조심스럽게 두 발로 서고 위태한 자세로 한 걸음씩 옮깁니다. 첫걸음마, 모두에게 기적에 가까운 순간입니다. 좋으면 웃고 불편하면 울던 아기가 말을 시작하면 또 한번 경이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아기들은 ‘엄마’나 ‘아빠’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합니다. 늘 가까이 있고 가장 든든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세상을 배우듯 말을 배우는 아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말은 ‘내일’이라는 말이지 싶습니다. 아이들은 “내일 해줄게”라는 약속을 많이 듣습니다. 그때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립니다. 아직 내일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는 생각이 날 때마다 “내일이 언제야” “지금이 내일이야” 계속 묻습니다. 잠을 자고 나면 오는 날이 ‘내일’인데 그날을 다시 ‘오늘’이라 부르니 아이에게 ‘내일’은 자꾸만 뒷걸음질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내일’이라는 말이 어려운 것은 어린아이들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가깝지만 먼 시간, 여전히 한 걸음씩 물러나는 ‘내일’은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았습니다.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은 ‘내일’이라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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