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체”→ “신형 전술유도무기”… 오락가락하는 군

탄도미사일이면 안보리 위반

러시아제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지난 4일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 무기는 지난해 북한이 건군 70주년을 기념한 2·8 열병식 때 공개했던 것과 유사하며, 고체연료를 쓰는 미사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 캡처

군 당국이 지난 4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 이후 오락가락 분석을 내놔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높다. 지지부진해진 북·미 비핵화 협상 여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발표 수위를 낮추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당국은 발사 직후부터 혼선을 자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일 오전 9시24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북한은 오전 9시6분쯤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불상의 단거리 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5분에는 “오전 9시6분부터 9시27분까지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며 “발사체는 동해상으로 70~200㎞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41분 만에 단거리 미사일이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된 것이었다.

국방부는 북한 매체가 발사체 관련 발표를 한 이후인 5일 오후 분석 결과를 다시 보완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했다. 사거리는 70~240㎞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방사포라는 분석이 더해졌고 사거리는 40여㎞ 늘어났다.


이는 북한 매체 보도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4일 동부전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임무 수행 정확성 등에 대한 검열을 실시했다. 우리 군이 ‘단거리 발사체’라고 모호하게 표현했던 것을 전술유도무기라고 확인해준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술유도무기에 대해 2006년 러시아에 실전배치됐던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군 당국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 매체의 발사 사진 등을 근거로 “러시아제 이스칸데르를 거의 그대로 복제한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북한의 2·8 열병식 때 등장했던 무기와 외형은 비슷하다”며 “이번에 처음 실사격이 이뤄졌기 때문에 한·미 당국이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몇 발을 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했다. 군 내부에선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방사포를 포함해 10여발을 쐈다’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최종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는 전술유도무기 발사 횟수를 2발이라고 특정했다.

군의 모호한 발표는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7일 북한 국방과학원 실험장에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됐을 때에도 정확한 무기 분석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틀 후에야 군은 “지상전투용 유도무기이며 탄도미사일로 보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쐈다면 대북 제재가 추가로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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