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등산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다리 근육 때문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커서 보니 심폐 기능 때문이었습니다. 등산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애환이 있습니다. 잘 걷는 사람들이 저만치 가서 기다려주지만, 애써 따라가도 도착하자마자 또 가버린다는 것입니다. 죽을 만큼 힘을 내어 갔는데, 잠깐의 쉼도 없이 또 따라가야 하는 지경이 됩니다.

오래전 들은 예화가 있습니다. 원주민의 안내를 따라 오지를 탐험하던 백인들이 일정이 빠듯해 무리하게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사흘 길을 가자 원주민들이 자기들은 갈 수 없다며 버티더라는 겁니다. 이유를 물으니 “나의 영혼이 아직 나를 따라오지 못했다”고 했답니다. 이 말이 가슴에 꽂혔습니다. 얼마나 많은 순간 나의 영혼이 나를 따라오지 못했는데도 강행군을 했던가….

어느 순간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지친 나를 발견합니다. 비 맞고 고단해 쉴 곳을 찾는 내 영혼의 두드림 앞에 많은 순간 매정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을 활짝 열고 덥석 안아주며 이제 안심하고 쉬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나의 일과 나의 영혼이 하나가 돼 다시 출발할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타인의 이해를 구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나를 책임 있게 돌봐야 합니다. 나를 아는 건 결국 나니까요.

김민정 목사(좋은목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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