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재범률은 일반인보다 높다고 한다. 성범죄자는 다른 범죄자보다 재범률이 높은 편이다. 성범죄는 강절도와 달리 피해자의 인생을 망친다는 점에서 폐해가 말할 수 없이 크다.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도입한 감시 수단이 전자발찌다.

미국 뉴멕시코주 지방법원의 잭 러브 판사가 1984년 실용적인 전자발찌를 고안한 뒤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러브 판사는 만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위치추적장치가 전자발찌의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예리한 관객들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앤트맨과 와스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도 전자발찌를 찾아낸다. 미국 당국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범죄자에게도 전자발찌를 채운다. 경범죄자를 구금하는 대신 전자발찌를 채워 구금 같은 범죄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한 조치다. 전자발찌에 착용자의 운전 속도나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기능을 추가해 과속·음주운전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웠다. 미성년자 유괴범, 살인범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전자발찌는 발목에 차는 부착장치, 휴대용 위치추적장치, 집에 설치하는 재택감독장치로 구성돼 있다. 위치추적장치가 부착장치에서 발신되는 전자파를 감지해 재택감독장치로 전송하면 중앙관제센터가 전자발찌 착용자의 신원과 현재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위치추적장치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하면 경보음이 중앙관제센터로 전달된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는 지난해 10월 현재 3000명 정도에 달한다. 이 중 67명이 전자발찌를 차고 성범죄를 자행했다. 최근에는 성범죄로 22년간 복역한 40대 남성이 출소한 지 4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50대 남성은 지난해 전자발찌를 끊고 해외로 도주했다가 강제 송환돼 징역 2년형에 처해졌다. 전자발찌 훼손 사례는 있었지만 해외로 달아난 것은 이 남성이 처음이다.

전자발찌의 효용성을 높이려면 감독 당국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8일 공개한 ‘여성 범죄피해 예방 제도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법무부, 경찰청, 여성가족부의 대응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가 접근 금지 구역 등을 활보하면서 재범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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